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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중계 없는 스포츠채널, 이용료 환불 놓고 논란
JTBC 한정훈 기자 | 승인 2020.05.06 17:30

요즘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NBA 등 프로스포츠 경기가 중단되어 ESPN과 같은 스포츠 채널들은 정규 프로그램을 편성하지 못한다. 때문에 이들 채널들은 과거 경기를 편성하는 등 대체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어 이용자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덕분에 대체 편성된 다큐멘터리가 대박을 터트리기도 한다. ESPN이 조기 투입한 시카고 불스와 마이클 조던(Michael Jordan)의 다큐멘터리 <The Last Dance>는 1~2편 기준 시청자 600만 명을 끌어들였다. ESPN 다큐멘터리 사상 최고 성적이다.

하지만, 시청자 입장에서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다. 특히, 문제는 이들 채널 대부분이 별도 돈을 지불해야 볼 수 있는 유료 채널(Pay TV)라는 것이다. 일부 시청자들은 프로 스포츠 중계가 계속되지 않을 경우 이들 채널들은 가입자들에게 이용료를 환불하거나 할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SPN의 스트리밍 사이트 ESPN+

뉴욕 법무부 장관 ‘스포츠 채널 이용료 환불해야

이런 가운데 뉴욕 주 법무부 장관(Attorney General) 레티아 제임스는 케이블TV, 위성방송 사업자들은 어떤 스포츠도 중계되지 않은 만큼의 비중으로 가입자들의 스포츠채널 이용료를 면제하거나 감경해야 한다고 공식 문서를 보냈다. 전체 스포츠 채널 이용료에서 라이브 스포츠가 중계되지 않아 받은 피해를 감안해 할인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법무부 장관은 또 “플랫폼 사업자들이 최소 라이브 스포츠가 재개될 때 고객들에게 환불 및 할인 수수료 인하, 납부 연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문서는 법무부 장관 명의로 뉴욕주 지역 플랫폼 사업자들인 Altice USA, AT&T, 차터(Charter Communications), 컴캐스트(Comcast Cable), 디쉬 네트워크(DISH Network), 지역 스포츠 네트워크(RCN), 버라이즌(Verizon) 등에 보내졌다. 스포츠 채널의 라이브 스포츠 경기 중단은 지난 3월 중순 이후 계속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도 언제 재개될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현재 MLB나 NBA는 여름 시즌 경기 재개를 계획하고 있지만 정확한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 때문에 이번 뉴욕주 법무부 장관의 요청은 스포츠채널 가입자들에겐 환영받을 조치다.

ESPN이나 CBS, NBC, RSN(YES 등) 등의 스포츠 중계 채널들은 수십 억 달러의 스포츠 중계권료 지출을 이유로 상당한 수준의 채널 이용료를 플랫폼 사업자로부터 받고 있다. 물론 이 케이블TV, 위성방송 등 방송 플랫폼 사업자는 이 돈을 가입자들에게 받는다. (pass the cost)

뉴욕 법무부 장관은 스포츠 채널 가입자들이 한 달 평균 20달러 정도의 비용을 내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두 달 간은 사실상 스포츠를 보지도 못하고 낸 비용이다. ESPN의 경우 최근 마이클 조던의 다큐멘터리 <The Last Dance> 등 일부 오리지널을 편성하긴 했지만 라이브 스포츠는 전혀 방송하지 않았다. 사실 방송 플랫폼 사업자들도 오리지널 콘텐트들이 공급되지 않는 프로그램 채널들에게 보상을 요구하거나 다른 수익 보전을 요구하고 있다. 방송 사업자 역시 프로그램 채널들에게 채용 사용료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라이브 스포츠의 부재나 오리지널 콘텐트의 없음은 유료 방송 생태계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 스포츠 없는 스포츠 채널 '가입자들 불만'

현재 가입자들도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미국의 경우 8000만 명 가량이 케이블TV나 위성방송을 통해 (유료) 스포츠채널을 시청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 미디어 분석 회사 Lightshed Partners의 리치 그린필드(Rich Greenfield) 연구원은 데드라인(Deadline)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유료 방송 가입자들은 한 달에 40~50달러를 스포츠 경기 시청을 위해 쓰고 있는데 요즘은 거의 볼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언급했다. 법무부 장관의 추정보다 많은 금액이다.

그러나 아직은 환불이나 구독료 납부 중단과 같은 움직임은 없다. 뉴욕 지역 케이블TV방송사인 Alice US의 CEO 덱스터 고이에(Dexter Goie)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법무부 장관의 언급에 완전히 동의한다”며 “우리도 일정 수준의 보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환불이나 규모 등은 밝히지 않았다. 게다가 이 보상의 주체도 명확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케이블TV 사업자들은 해당 스포츠 채널들이 보상을 해줘야 고객들에게 환불을 해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Alice의 경우 매달 ESPN에 프로그램 사용료로 가입자당 9달러 정도를 주고 있는데 ESPN이 이 돈의 일부를 돌려줘야 보상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사실 방송 플랫폼 사업자들이 환불을 할 수 없거나 주저하는 이유는 ‘스포츠 중계를 둘러싼 중계권료 시장의 사슬’이 매우 복잡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방송 플랫폼들이 ESPN과 라이브 스포츠가 중계되지 않을 때를 대비해 ‘손실 보장 계약’을 맺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 대부분이 경기가 취소되는 것이 아닌 연기되는 등에 대한 보호 조항이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미래가 불확실한 이번 경우에 해당하기 힘들다.

만약 스포츠 시즌이 완전히 취소된다면, 해당 리그는 중계권자(ESPN)에게 중계료(TV fees)를 환불해 줘야한다. 이 경우 TV중계 방송사는 케이블TV 등 방송 플랫폼 사업자에게 TV채널 사용료를 돌려주게 되고 몇몇 플랫폼 사업자는 고객에게 다시 월 이용료를 할인하거나 환불할 수 있다.

지역 스포츠 네트워크(Regional sports networks, RSN)도 문제다. RSN은 지역 지상파 방송사나 폭스 등이 소유하고 있는데 해당 지역의 농구, 미식축구 등을 중심으로 별도 계약없이 시청자에게 무료 중계한다. 전국 방송과는 다르다. RSN 또한 취소된 경기에 대한 보상을 해당 리그로부터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미국 프로리그들은 아직 방송 중계 방송사들에게 환불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 설령 경기가 취소된다 해도 말이다. 이 경우 ESPN, ABC, NBC, TNT, TBS, CBS 등 전국 스포츠 중계 방송사들은 프로 스포츠 리그들을 상대로 중계권료 환불 소송을 할 수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중계사와 스포츠 리그들은 서로 공생의 관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채널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갑’의 위치에 있는 프로 리그들에게 맞설 TV채널들도 많지 않다.

특히, 만약 TV채널들과의 분쟁이 생길 경우 프로 스포츠리그들은 아마 아마존이나 구글에게 독점 중계권을 판매할 것이다. (물론 이미 그렇지만 말이다.) 이런 이유로 TV채널들은 스포츠 리그에 목을 맬 수밖에 없다. 시청자들만 피해를 볼 수 있다. 프로 스포츠리그들이 중계권를 돌려줄 경우 선의의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또 있다. 바로 선수들이다. 가난해진 스포츠 리그 및 구단들은 선수들의 연봉을 삭감하려 들 것이 분명하다. 샐리리캡을 손댈 경우 선수 노조가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

한편, ESPN과 방송 플랫폼 사업자들은 라이브 스포츠 중계가 이뤄지지 못한 비용을 산정하고 있다. 월 이용료의 전액은 아니어서 일부를 보상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체 월 이용료에서 라이브 스포츠의 기여분을 산출하긴 쉽지 않다. 가입자들이 돈을 돌려받기 쉽지 않다는 이야기일 수 있다.

 

JTBC 한정훈 기자  han.junghoon@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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