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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이 AMC를 인수한다? 아마존의 '무한대 확장'
JTBC 한정훈 기자 | 승인 2020.05.21 09:27

지난 주 미국 할리우드에선 아마존(Amazon)의 이름이 다시 나왔다. 극장 체인 AMC를 인수한다는 소문과 함께 말이다. AMC는 알다시피 세계 최대의 극장 멀티플렉스 체인이다. 미국과 유럽에만 900여 개의 극장(미국 스크린만 1만1000개)을 가지고 있는데 대주주는 중국 완다(Wanda) 그룹이다. 이 소문이 확산되자 지난 주 AMC의 주가가 한 때 60% 가까이 급등하기도 했다. 평소 주당 평균 가격은 4.7달러 정도인데 이날은 5.8달러까지 올랐다. 현재 두 회사는 인수와 관련해 어떤 언급도 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시장의 소문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아마존 이슈로 인한 AMC의 주가 반등

그도 그럴 것이 아마존은 과거에도 극장 소유에 욕심을 낸 적이 있다. 아마존 스튜디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Amazon Prime Video) 등을 통해 콘텐트 사업을 하고 있는 아마존은 지난 2018년 극장 체인인 랜드 마크(Landmark Theaters) 인수를 추진한 적이 있다. 자사의 콘텐트들을 상영할 공간을 확보하고 극장 체인 등을 이용한 다른 수익 사업을 위해서다. 그러나 최종 계약은 성사되지 않았다. 이런 전력 때문에 투자자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아마존의 AMC인수를 그냥 설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진짜 인수가 이뤄질 것인가. 사실 가능성은 아주 높다. 인수는 어느 한쪽이나 양쪽 모두 이득이어야 하는데 이 거래는 두 진영 모두 승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 아마존의 AMC 인수, 서로 윈윈

유통공룡이자, 스트리밍 서비스의 강자, 아마존이 AMC를 인수할 경우 양쪽 다 일정 수준 시너지가 예상된다. 만약 가능하다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극장 영업 중단과 스트리밍 서비스의 확산에서 오는 ‘극장 패싱(Theater-passing)' 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AMC입장에선 천군만마를 얻은 느낌일 것이다. 아마존의 막강한 자금이 투입되면 AMC가 현재 겪고 있는 자금난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AMC는 여름에 파산을 신청한다는 소문이 나고 있을 정도로 자금 사정이 좋지 않다. 최근엔  5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그러나 아마존은 올해 1분기에만 272억 달러(33조 5700억 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아마존이 운영하고 있는 홀푸드 마켓(Whole Food market), 무인점포 아마존 고(Amazon Go) 등의 사례를 볼 때 인수 이후 AMC 극장의 모습은 ‘IT로 무장한 혁신 그 자체’일 수도 있다. 이와 함께 전 세계 가입자가 1억 5000만 명이 넘는 아마존 프라임(Amazon Prime)와 AMC의 극장이 멤버십 모델을 운영할 경우 새로운 시너지가 생겨날 수도 있다. AMC는 미국에서만 1만1000개의 스크린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결합은 다른 극장 체인들에게도 ‘IT기업이 극장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아주 긍정적인 뉴스일 것이다. 아마존이 더 많은 영화를 만들어 AMC뿐만 아니라 다른 극장 체인에 개봉할 수도 있다.

미국 극장 체인들의 부채

아마존(Amazon) 입장에서도 손해 보는 거래는 아니다. 현재하고 있는 콘텐트 산업과 함께 미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핵심 중 핵심으로 들어가는 거래다. 특히, 수년 간 오스카(Oscar) 등의 영화제와 스트리밍 서비스 영화의 수상 자격을 두고 벌였던 갈등을 한 번에 날릴 수 있다. 미국과 유럽의 주요 영화제는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 스트리밍 사업자들이 제작한 영화도 일정 기간 오프라인 극장에서 상영하도록 강제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수상 자격을 주지 않는다. 때문에 아마존은 <The Report> 같은 영화를 억지로 2주 정도 영화 체인에 상영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가입자 구독 모델(Subscription)을 강화할 수 있다. 극장 고객들에게 구독 모델을 적용시킬 수 있는 것이다. 현재 AMC는 AMS Stub라는 영화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한 달에 16~20달러를 내면 일주일에 3편의 영화를 무료로 볼 수 있다. 이 서비스를 확대시켜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Prime Membership 매달 일정 비용을 내면 아마존 온라인 쇼핑에서 할인 제공)과 결합한다면 그 파급력은 엄청날 것이다.
1억 명이 넘는 프라임 가입자가 영화 구독자로 전환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Prime-AMC Stubs‘ 모델이 나올 수 있는데 스트리밍(아마존 프라임 서비스)과 영화관(AMC Stub) 고객의 결합은 아마존에게 큰 이익을 제공할 수 있다. 아마존은 다양한 콘텐트를 즐기는 고객 데이터를 확보해 향후 광고, 마케팅,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사업에도 활용할 수 있다. 게다가 아마존은 AMC를 통해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들이 어떤 간식을 먹고 어떤 광고를 보고 어떤 기호(영화)를 가지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방대한 수준의 고객 데이터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이 역시도 아마존의 광고 플랫폼으로의 능력을 더욱 증대시켜줄 것이다.

아마존의 광고 매출 증가 (출처 : Variety)

  ■ 절박한 AMC, 아마존에 손을 내밀 가능성 커져

물론 이런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가격 등의 문제로 인수 합병이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로선 생존의 위기에 있는 AMC가 구원의 손길을 내밀 가능성이 매우 크다. 올해의 경우 AMC 미국과 전 세계 극장 체인은 언제 오픈할 수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 설령 문을 열게 되더라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많은 부대비용이 투입될 것이다. 당장 한 줄 건너 한 줄 씩 좌석을 모두 비우지 않으면 불안한 관객들을 극장으로 다시 오게 하긴 힘들 것이다. 이래저래 AMC는 생존을 위해 합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다.
아마존 입장에서도 상처를 크게 입은 AMC를 인수하긴 올해와 늦어도 내년 초가 적기다. AMC의 주가는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물론 독과점에 대한 조사가 부담스럽긴 하지만, 사업적인 측면에선 정부 규제를 돌파할 명분은 충분하다. 이와 관련 아마존의 창업주이자 CEO인 제프 베조스(Jeff Bezos)는 최근 독점 문제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창고 종사자 건강 문제 등으로 미 의회 청문회에 소환됐다. 하지만 사업가인 베조스가 이런 고난을 처음 만난 건 아닐 것이다.

뉴욕 AMC 극장

한편, 미국 극장가에선 또 다른 의미있는 움직임이 있었다. 영화 구독 모델의 원조지만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실패한 무비패스(Movie Pass)가 파산 선고 이후 매각 작업에 들어갔다. 최소 입찰 대금은 25만 달러다. 무비패스 매각을 담당하고 있는 파산 법원은 오는 6월 18일을 입찰 마감일로 정했다. 무비패스의 모회사인 Helios and Matheson Analytics은 급격한 자금 부족을 겪은 뒤 지난 1월 법원에 파산 신청을 낸 바 있다. 그러나 쟁점이었던 고객 이메일, 주소 등 고객 데이터는 이번 매각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무비패스는 한 달에 25달러만 내면 전국에 있는 극장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콘셉트로 인기를 얻어 사업초기 급격한 확장을 했다. 그러나 결국, 극장과의 수익 배분 협상에 실패하는 등 현실성이 떨어지는 사업 모델로 파산했다. 콘셉트는 좋았지만 자신이 플랫폼(극장)을 가지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확장이 화근이었다. 현재까진 누가 무비패스를 인수할지 알 수 없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미국 극장 사업의 업황이 최악인데다 고객 정보가 포함되지 않은 온라인 비즈니스를 구매할 사업자는 많지 않다.

법원에 따르면 이번 매각 대상에는 무비패스 운영 관련 소프트웨어와 스마트폰 코드 등이 포함됐다. 또  moviepass.com, moviepass.com.mx 등과 같은 5개 도메인도 매각 리스트에 올라있다. 매각 결과는 6월 중에는 나올 것으로 보인다.

 

JTBC 한정훈 기자  han.junghoon@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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