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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TV+ 재기할 수 있을까?
JTBC 한정훈 기자 | 승인 2020.06.17 16:54

지난해 11월 스트리밍 시장에 진출한 애플, 애플 TV+라는 이름으로 당당하게 시장에 입성했지만 애플 TV+에 대한 평가는 아직까진 그리 후하지 않다. ‘아이폰 판매를 위한 매우 비싼 콘텐트 마케팅’ 정도라는 인식이다. 그나마 긍정적인 평가는 5달러 미만(4.99달러) 월 이용료로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 조사를 봐도 애플 TV+의 불안한 상황을 알 수 있다.

미국 조사 기관인 파크 어소시에이츠(Parks Associates)는 애플 TV+ 구독자가 미국 인터넷 가입 가구(모바일 등)의 10% 정도라고 분석했는데 같은 달(지난해 11월)에 출시한 디즈니+가 전체의 25% 가구가 가입한 것과는 차이가 컸다. 또 YouGov와 미국 미디어 전문지 버라이어티가 조사한 데이터를 보면 응답자 중 2%(5월 말 조사)만이 애플 TV+의 콘텐트가 재미있다고 답했다. 디즈니+를 재미있다고 답한 가입자가 5.6% 정도였다는 점을 보면 애플 콘텐트에 대한 시청자들의 인식을 알 수 있다.

실제, 현재까지 애플이 선보인 콘텐트에는 혁신적인 포맷이 전혀 없다. 공개 당시 초미의 관심이 집중됐던 간판 프로그램 <모닝쇼(The Morning Show)>는 그 인기가 급속도로 식었다. 이 작품은 시즌2개 기준, 제작비가 3억 달러(3600억 원) 정도 되는 고품질(하이 퀄러티) 콘텐트인데 내용은 일반적인 코미디 드라마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시간 대비 콘텐트 제공량. 왼쪽 바닥에 있을수록 경쟁력이 없다.

아울러 <For All Mankind>같은 다큐멘터리가 잠시 빤짝 두각을 나타냈지만 HBO나 디즈니의 다큐멘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물론 이들 작품은 애플이 만든 콘텐트답게 화질이나 화면 구성의 완성도는 매우 뛰어나다. 그러나 품질이 좋다고 해서 항상 사랑 받는 건 아니다. 콘텐트의 양도 문제다. 애플 TV+는 2019년 11월 1일 출시부터 오리지널 콘텐트가 10여 편 밖에 없었는데 경쟁사에 비해 볼거리가 너무 부족하다는 평가가 다수였다. 향후 40편까지 늘란다는 계획이지만 전문가들은 이 정도로 넷플릭스 등과 제대로 된 경쟁을 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왔다.

애플의 빈약한 콘텐트는 각 스트리밍 가격 대비 콘텐트 시간을 비교해 봐도 알 수 있다. 버라이어티(Variety)에 따르면 2019년 11월 애플 TV+론칭 당시, 애플은 10편의 오리지널 콘텐트로 총 45시간을 서비스 했는데 한 달 이용 가격이 4.99달러이니 달러당 9시간의 콘텐트를 제공한 셈이다. 반면 경쟁사인 넷플릭스(Netflix)의 경우 달러당 2831시간의 콘텐트가 제공된다. 넷플릭스 스탠다드 요금제 13달러 기준에 3만6805시간의 오리지널 콘텐트를 계산한 것이다. 애플과 비슷한 시기에 스트리밍 시장에 뛰어든 디즈니+(Disney+)도 달러당 오리지널 콘텐트 제공 시간 476시간 달했다.(월 7달러, 총 3335시간 시간의 콘텐트). 경쟁 자체가 안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랬던 애플이 이번 달 들어 공격적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적극적인 라이선스 콘텐트 수급에 나서는가 하면 스포츠나 해외 진출 위해 인재를 영업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선 애플의 스트리밍 전략이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아이폰 판매를 위한 끼워 팔기 상품이 아닌 넷플릭스나 HBO MAX와 같은 핵심 서비스 상품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키우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다. 지켜볼 일이지만 지난주(6월 1일~5일) 애플은 아주 인상적인 행보를 보였다. 지난 주 애플(Apple)의 움직임 중 가장 두드러진 사건은 바로 핵심 인재들의 영입과 협력이다. 먼저 인도의 최대 스트리밍 사업자 핫스타(Hotstar, 디즈니 소유)의 전직 전략 담당 임원 Ipsita Dasgupta를 인도 애플 서비스 담당 책임자로 영입했다. Dasgupta는 애플에서 TV+와 음악의 인도 사업을 맡는다.

이와 함께 오리지널 콘텐트 확보를 위한 행보도 눈에 띄었다. WME 등 20여 년 간 할리우드에서 콘텐트 기획 업무로 잔뼈가 굵은 테레사 강 로에(Theresa Kang-Lowe)와 다년 계약을 맺었다. 그녀는 애플 TV+를 위해서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트를 만들 예정이다. 아마 애플 TV+를 위한 애플의 최고 행보는 전직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스포츠 콘텐트 담당 대표이었던 짐 드로렌조(Jim DeLorenzo)의 영입일 것이다.

애플 TV+ 오리지널 <The Morning Show>

 

그의 애플 입성은 여러 모로 많은 상상을 하게 했다. 그가 스포츠 중계에 중계권 확보에 최적화된 인물이기 때문이다. 드로렌조의 합류로 애플이 스트리밍 서비스(애플TV+)를 살리기 위해 라이브 스포츠 콘텐트를 편성할 수도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확산됐다. 만약 애플이 라이브 스포츠를 중계한다(중계권을 확보)면 새로운 형태의 경쟁 양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스트리밍 시장은 비실시간 콘텐트의 양과 질을 앞세운 넷플릭스, 디즈니 진영과 라이브 스포츠 등 실시간 콘텐트를 앞세운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HBO MAX 등으로 양분돼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럴 경우 모호한 위치였던 애플 TV+에 대해 가입자들의 인식도 많이 달라질 것이다.인식 전환은 애플 TV+가입자 확대에도 긍정적이다.

물론 아직까진 가정이다. 애플의 태세 전환은 미국 스트리밍 시장을 보다 더 경쟁적으로 만들 것이다. 그리고 애플이 갑자기 상황 변화를 준 이유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스트리밍은 모든 방송의 미래다. 애플도 이런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애플이 가진 수 조원의 내부 유보금이 스트리밍 시장에 흘러갈 경우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도 긴장할 수밖에 없다. 동시에 시청자들은 더 재미있는 콘텐트를 볼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은 언제 이런 경쟁들이 펼쳐질까. 아직은 알 수 없다.

JTBC 한정훈 기자  incav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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