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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스파이더맨에게 게임의 미래를 맡기다
JTBC 한정훈 기자 | 승인 2020.06.23 08:59

소니(Sony)가 지난 2020년 6월 11일(미국 현지 시각) 플레이스테이션5(PS5)를 발표했다. PS5는 다들 알다시피 게임기를 TV 등 디스플레이(Display)에 연결해 사용하는 콘솔(Console) 형태의 게임이다. 제품의 성능이나 화제성으로 볼 때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한 불황의 터널을 탈출하고 싶은 기대감이 묻어났다. 온라인으로 중계된 발표 현장에도 제품의 완벽함에 대한 소니의 자신감이 드러났다.

PS5의 발표가 더욱더 주목받았던 이유 중 하나는 소니가 전면으로 내세웠던 게임(개발사 Insomniac) 때문이었다. 소니게임사업부(Sony Interactive Entertainment)는 PS5 게임 카탈로그의 제일 앞에 마블의 스파이더맨(Spiderman) <Spider-Man: Miles Morales>을 배치했다. 마블(Marvel)의 핵심 중 핵심 캐릭터인 스파이더맨은 디즈니(마블을 인수)가 아닌 소니가 가지고 있다. 마블이 어려웠던 시절, 영상화 등 2차 판권을 소니(컬럼비아 픽쳐스)에 매각했기 때문이다. 

소니의 PS5 게임 <스파이더맨: 마일스 모랄레스>

이후 스파이더맨은 소니 게임 판매 확대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 2018년에도 이 게임의 전신인 <Marvel’s Spider-Man>(일명 버전1)은 가장 빨리 팔린 게임 시리즈였다. 마블 슈퍼히어로 마니아와 게임 마니아를 모두 만족시킨 하이 퀄리티 게임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래서 게임 비평가나 마니아들에겐 소니가 PS5를 내놓으면 당연히 ‘스파이더게임’을 전면에 내세울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였다. 물론 결과도 그랬다.

다시 PS5로 돌아가면 소니게임사업부문(SIE)이 내놓은 스파이더맨 게임은 전작과 비교해 훨씬 강력했다. 게임 수준과 함께 시대상도 반영했다. 지난 2018년 소니의 스파이더맨 영화 <Spider-Man: Into the Spider-Verse>를 바탕으로 흑인 스파이더맨인 마일스 모랄레스(Miles Morales)가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사실, 미디어 칼럼에서 게임을 언급하는 이유는 게임 <Spider-Man: Miles Morales>는 소니의 게임 개발 전략 전환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과거 스파이더맨 게임(톰 홀랜드 주연의 영화 등)은 영화가 게임에 캐릭터를 제공하는 보조역할이었지만 이 게임은 아니다. 사이드 캐릭터였던 스파이더맨의 영화 세계는 이 게임의 전면에 등장한다. 영화(Flim)과 게임(Game)의 결속력을 더욱 강화한 것이다. 영화의 진정한 장르 확장인데 잘만하면 영화 고객을 게임으로 게임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일거양득 마케팅이다. 디즈니가 그랬던(그러고 있는) 것처럼 소니도 ‘소니가 만든 유니버스(Universe)에서 팬들을 놀게 할 수’ 있다.

사실, 소니가 ‘스파이더맨 퍼스트(Spiderman-First)’ 전략을 펼치는 이유는 어쩌면 당연하다. 스파이더맨은 소니(Sony) 입장에선 신이 준 선물이었다. 소니픽처스(Sony Pictures)의 <Spider-Man: Far from Home>은 소니 역사상 가장 수익을 많이 올린 영화다. 이와 함께 소니의 10대 개봉 영화 중 6편이 스파이더맨 관련 작품이었다.

소니픽처스의 역대 흥행 성적(10위), 출처 Variety

그 때문에 마블(Marvel)을 소유한 디즈니도 계속해서 스파이더맨의 저작권(IP)을 되찾으려 계속해 노력했다. 스파이더맨이 빠진 마블의 슈퍼히어로 세계(MCU)가 불편했던 디즈니는 지난 2019년 영화 <어벤져스> 영화 개봉 전에 스파이더맨을 찾아오기 위해 무척 힘썼다. 그러나 결국 IP는 소니에 계속 남아있게 됐고 게임 부문을 위해 스파이더맨 IP를 지키고 개발하는 것이 소니(Sony)에 가장 중요한 숙제가 됐다. HBO 드라마로 변신한 <The Last of US>나 오는 2021년 영화로 만들어질 게임 <Uncharted>처럼 말이다. 소니픽처스와 소니게임개발부문(SIE)의 협업 아래 스파이더맨도 영화-드라마-게임 등으로 순환되는 콘텐트 생태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SIE가 만든 게임 <Miles Morales>는 이런 소니 콘텐트 순환 생태계의 발전 모습을 예측해 볼 수는 좋은 예다. 특히, 차기 스파이더맨 영화와 애니메이션이 코로나바이러스(COVID-19) 대 확산으로 제작이 미뤄진 상황에서 게임 <Spider-Man: Miles Morales>은 다음에 나올 소니 스파이더맨 세계(Spider-Verse)의 이야기 전개와 주요 캐릭터를 엿볼 수 있는 일종의 예고편이다. 게임을 즐긴 이용자들은 향후 영화, 애니메이션도 시청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도 그럴 것이 소니 <Spiderman-Miles Morales>의 모든 플레이를 끝내기 위해선 40시간 정도가 필요하다. 그만큼 콘텐트 원전으로서의 다양한 소재가 있다는 이야기다.

스파이더 게임과 영화의 시너지는 소니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Playstation) 판매를 극대화를 위한 결정판이기도 하다. PS5는 이전 게임보다 스트리밍 서비스 등 영상 시청에 최적화됐다. 스파이더맨 게임이 끝난 뒤 바로 그 자리에서 스파이더맨 게임을 볼 수 있다. 게임과 영화 마니아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다.

비록 소니는 정확한 발매 날짜(6월 14일 현재)와 가격을 공지하지 않았다. 시장에선 40~60달러 정도로 예측한다. 그러나 하나 확실한 것은 스파이더맨(Spider-Man)은 소니 게임의 미래와 브랜드를 규정짓는 핵심이 될 것이다. 소니 게임의 방향성 말이다. 영화나 TV 스튜디오가 없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X박스(Xbox)는 상상하지 못하는 방식이다. 게임 시장에서의 성공은 기술적 완성도만으로 결정되진 않는다.

JTBC 한정훈 기자  han.junghoon@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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