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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C 스트리밍 플랫폼 '피콕(Peacock)' 런칭
JTBC 한정훈 기자 | 승인 2020.07.31 09:36

지난 7월 15일(현지 시각) NBC유니버설의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Peacock)이 출시됐다. 디즈니+, 애플(Apple), 워너미디어(Warner Media) 등에 이어 할리우드 주요 스튜디오로선 가장 늦은 시장 진입이다. 피콕의 특징을 정리하면 첫 번째가 독특한 요금 체계다.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광고(Free), 구독료(Subscription), 하이브리드 모델(광고+구독료)을 모두 채용하지만, 모회사인 케이블TV 컴캐스트 고객에겐 무료로 제공된다. 가격도 무료, 4.99달러, 9.99달러 3종류다.

두 번째는 오리지널 보단 재방송(Rerun)이 위주인 콘텐트 라인업이다. <The Office> 등 수많은 과거 인기 드라마가 다시 스트리밍(피콕)을 통해 상영되고 뉴스(News)와 스포츠(Sports)도 함께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40개 가 넘는 실시간 채널 서비스도 특징이다. 스트리밍 서비스 내부에서 실제 TV처럼 선형 편성이 된 콘텐트를 볼 수 있다. 그래서 뉴욕타임스는 이를 두고 ‘TV스타일 스트리밍’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Brave the World>와 같은 오리지널도 있지만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제작 중단 여파로 아직은 많은 작품이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와 같은 요금 체계와 콘텐트 라인업을 통해 우리는 NBC유니버설이 피콕을 런칭한 이유를 알 수 있다. 피콕은 TV시대의 부활과 케이블TV(컴캐스트)를 위기에서 구해야 하는 큰 역할을 맡았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이후 TV를 떠나 스트리밍 서비스(Streaming Service)로 향하는 시청자들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피콕도 이를 목도하고 있다. 과거 NBC유니버설 내부에서도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과 NBCU의 케이블TV 사업부 간 갈등이 있었다. 피콕으로 콘텐트 무게 중심을 옮기는 과정에서 소외된 케이블TV 진영은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나 시장은 이미 기울었다.

또 다른 차이점은 바로 피콕에 대한 투자다. NBC유니버설은 2년 간 20억 달러(2조 4,000억 규모)를 피콕을 위해 쓰겠다고 했다. 그러나 콘텐트, 마케팅, 기술 등의 분야를 합한 규모이니 경쟁사에 비해 매우 빈약해 보인다.

반면 디즈니(Disney)의 경우 디즈니+ 콘텐트 수급을 위해 첫 해에서만 25억 달러를 쓰기로 했고 넷플릭스(Netflix)는 올해(2020년)만 180억 달러를 프로그램에 투자한다. 때문에 스트리밍 시장에 대한 피콕의 의지를 의심하는 시각이 많았다.  피콕을 케이블TV 가입자 이탈을 잡는 부가 서비스로만 생각한다는 것이다. IT 미디어 전문 매체 더 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은 지난 1월 스티브 버커 NBC유니버설 회장은 그의 측근에게 “디즈니가 디즈니+로부터 돈을 벌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NBC유니버설의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Peacock)

<실시간 TV채널 서비스 성공할까>

무료 버전의 경우 피콕(Peacock)은 컴캐스트의 두 번째 무료 광고 스트리밍 서비스(free ad-supported streaming TV (FAST) service)이기도 하다. 지난 2020년 초 컴캐스트는 FAST Xumo를 인수한 바 있다.  FAST 섹션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서비스는 리니어 채널(Channel)이다. 다른 무료 실시간 채널이나 뉴스, 축구 등 스포츠 콘텐트를 볼 수 있다. 한국 스트리밍 웨이브(WAVVE)의 실시간이나 전용 채널 서비스와 비슷하다. 현재 피콕은 40여 개의 채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채널들은 유료 버전과 무료 버전 모두 서비스된다. 이들 채널은 심지어 유료 버전(광고가 없는)에도 광고가 노출된다.

주요 FAST 사업자 제공 채널 수

피콕(Peacock)의 무료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FAST) 진출로 FAST 시장 주요 메이저 사업자는 8개로 늘었다. 물론 피콕 채널은 아직 제공 규모가 경쟁사에 비해 약하다. NBC뉴스, SKY뉴스 등을 합쳐서 32개 밖에 되지 않는다. 반면 업계 1위 플루토 TV(Pluto TV)는 8배에 가까운 248개나 된다.

피콕의 채널 서비스 전략은 CBS와 유사하다. 자사(NBC, CNBC)가 저작권을 가진 소속 채널과 콘텐트들을 주로 서비스한다. <The Office>, <Keeping Up With The Kardashians>, <Saturday Night Live> 등이 제공되고 있고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다른 플랫폼에 서비스되지 않고 피콕에서만 볼 수 있는 채널은 18개뿐이다. NBC는 앞으로 단독 채널들을 더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채널 서비스의 장점은 많은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피콕을 방문하게 하는 것이다. 실시간 혹은 특정 콘텐트를 전문으로 하는 채널을 보고 싶은 사람들은 매일 피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채널 서비스에서 피콕의 전략도 ‘양과 질을 함께(quality over quantity)’다. 특히, 피콕은 다른 서비스들에 비해 채널 수는 적지만 많은 인지와 마니아를 보유한 드라마, 예능을 가지고 있다.

피콕 채널 이미지

<피콕의 성공 방정식은 적절한 균형>

‘올드 미디어들의 세례식(a baptism by fire for old-world media giants)'

경제 매체 블룸버그는 피콕의 등장을 이렇게 묘사했다. 백 년 가까이 콘텐트를 만들어왔지만 스트리밍 시장에선 새로운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새 출발이라는 의미도 있다.

7월 15일 피콕의 등장 타이임은 절묘했다.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으로 라이브 스포츠 등의 콘텐트 제작이 중단되고 영화관, 테마파크가 문을 닫은 상황에서 NBC유니버설을 살리기 위해 나타난 것이다. 그 때문에 피콕에 거는 기대가 매우 높다.

주요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 가격(유 무료)

그래서 단기간 내 성공이 매우 중요한데, 이를 위해 피콕은 기준 수익 모델과의 공생을 선택했다. 케이블TV와 인터넷 서비스 등과의 번들 및 협업을 통한 성장이다. 월 5달러인 광고 버전 피콕 프리미엄(Peacock Premium)은 컴캐스트 Xfinity 인터넷 고객에겐 무료로 제공된다. 컴캐스트 고객을 지키기 위해 피콕을 이용하는 것이다. 유료 방송을 통해 TV를 시청하는 대신 피콕을 통해 컴캐스트 고객으로 남길 원하는 심정이다. 이와 관련 컴캐스트는 과거 인터넷 비즈니스 Xfinity를 담당했던 Matthew Strauss를 피콕의 최고 책임자(the head of Peacock)로 선임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까진 쉽지 않은 싸움을 하고 있다. 미국인들은 스마트폰이나 스마트TV 등과 함께 스트리밍 박스(Streaming BOX)라고 하는 기기를 통해 스트리밍 TV서비스를 주로 시청한다. TV에 연결해 넷플릭스, 디즈니+ 등 각종 구독형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기다. 하지만, 미국 스트리밍 박스 시장의 1위와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로쿠(Roku), 아마존 파이어TV에 피콕이 아직 서비스되지 않고 있다. 이 두 서비스를 합하면 점유율이 63%에 달한다.

홍보도 문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7월 현재 피콕의 트위터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8만 명에 불과하다. 지난 2019년 11월 론칭 당시, 디즈니+는 40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었다. 물론 이는 턱없이 부족한 마케팅 비용 때문이다. 디즈니+는 출범 당시, 지하철, 몰, 고속도로 전광판 등을 도배했지만 피콕의 오프라인 광고는 찾기 힘들다.

NBC유니버설의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Peacock)

JTBC 한정훈 기자  news@incab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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