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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C, 코로나19로부터 살아남다: 할리우드의 새로운 질서2
JTBC 한정훈 기자 | 승인 2020.08.12 09:29

얼마 전 방문한 미국 인디애나(Indiana)의 소도시 블루밍턴(Bloomington). 인구 10만 명에 불과한 곳이지만 대학 도시(Indiana University)라는 특성 때문에 미국 최대의 극장 체인 AMC가 지점을 두고 있다. 평소 같았으면 개강을 앞두고 가장 붐빌 시기지만, 극장 주차장은 한산했다. 코로나바이러스(COVID-19) 확산 우려로 인해 인디애나 주가 영업을 아직 허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주에선 입장 관객 제한(20~70%)을 조건으로 극장 문을 다시 열게 했지만 많은 곳이 아직 선뜻, 영업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COVID-19 확산세가 잡힐 기미가 아직 없기 때문이다. 참고로 AMC는 세계 최대의 극장 체인이다

이런 와중에 지난 8월 6일(미국 현지 시각) AMC의 2분기 실적이 발표됐다. 미디어 업계의 관심이 AMC의 실적에 눈길이 갈 수 밖에 없었다. 특히, 극장 업계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최신작(트롤2, 뮬란 등) 영화의 개봉을 스트리밍 서비스에 넘겨준 만큼 이로 인한 영향에도 많은 이목이 집중됐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실적이 좋지 않았지만 아직은 희망이 있다는 것이 AMC의 입장이다.

 

<코로나 속 안전한 관람이 가능>

이와 관련 AMC의 CEO 아담 아론(Adam Aron)은 2분기 5억 달러(6,000억 원)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는 발표가 난 뒤,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과의 통화에서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아론 CEO는 “나는 우리(AMC)가 코로나바이러스 위기에서 살아남았다고 생각한다. 이제 조만간 정상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동성 위기가 있었지만 이겨냈다는 언급이다. 이와 관련 아론은 “채무 연장을 위한 채권자들과의 협상이 잘 끝났고 엄격한 방역 절차도 마련해 관객이 돌아올 경우 최대한 안전하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아론은 최근 유니버설(Universal)과의 협상이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강조했다. 신작 영화의 극장 독점 공급 기간을 기존 90일에서 17일로 줄인 그 협상이다. 언뜻 보면 극장 업계의 손해 같지만 콘텐트 유통의 중심이 스트리밍 시장으로 급격히 옮겨가고 있는 상황에서 서로의 실리를 취했다는 것이 AMC의 이야기다. 극장 단독 기간을 줄인 대신 유니버설(Universal)에 보상해야 하는 수익 배분을 상당 수준 삭감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대신 유니버설은 극장 개봉 17일이 지난 영화를 48시간 기준, 20달러에 스트리밍 서비스한다. AMC는 이 협약이 새로운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경쟁사인 시네마크(Cinemark)나 리걸(Regal)은 AMC의 이 협상을 ‘좋지 않은 시기에 좋지 않은 협상(Wrong move at the wrong time)’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이들도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는 만큼 언제까지 기존 원칙을 고수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AMC는 새로운 질서 도입을 위한 모델링과 내부 검토를 이미 끝낸 만큼 자신 있다는 분위기다.

AMC와 유니버설의 계약의 정확한 조건을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유니버설은 극장 개봉 수익 배분과 함께 유니버설이 디지털 유통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의 일부를 보상금으로 받기로 했다. 이 보상은 AMC의 극장 체인이 있는 지역을 인식해 이뤄진다. 다시 말하면 AMC 극장 체인 위치한 지역의 주민들이 유니버설 신작 영화를 온라인을 통해 볼 경우 이 수익의 일정 비율을 AMC가 보상 받는 것이다. 주민 인식은 미국 우편 번호(ZIP CODE)를 기준으로 이뤄진다.

또 한 양측은 신작 영화가 극장에서 상영된 뒤 10일 이후에나 어떤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영화가 VOD로 서비스될 지 공개하기로 합의했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상영 일정을 미리 공개해 사람들이 극장에 방문하지 않고 기다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물론 AMC가 이 조항을 포함을 강하게 주장했다.

8월 3일 현재 미국 극장 개관 현황(Variety)

<스트리밍의 광풍 속, 극장 관람은 또 다른 경쟁력>

AMC는 코로나바이러스와 스트리밍 서비스의 광풍 속에서도 ‘대형 화면으로 즐기는 극장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아론 CEO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은 우리에게 야외 활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줬다”며 “당장 당신에게 3시간이 주어진다면 밖에서 즐기는 것을 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람자들의 오프라인 장소에 대한 욕구가 확인된 만큼, 가격 정책도 보다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바이러스에 대한 방역 조치로 비용이 늘어남에 따라 이와 관련한 비용을 소비자들에게 전가시킬 것으로 보인다. AMC는 안전한 관람을 이유로 티켓 가격을 올리거나 극장에서 판매하는 팝콘 등 스낵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새로운 관람 절차나 가격 적용은 미국에서 하반기 영화 관람 성수기인 노동절 연휴(9월 7일)에 시작될 것으로 예측된다.

아론의 자신감과는 달리 최근 스튜디오들의 움직임은 심상치 않다. 최근 월트디즈니도 자신들의 역작 <뮬란(Mulan)>을 극장 대신, 스트리밍 서비스로 직행 시킨다고 밝혔다. 극장 재오픈이 계속 늦어지면서 벌어진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지만 디즈니(Disney)까지 가세한 스트리밍 직행은 극장을 체인들은 더욱 우울하게 하고 있다. 일단 스트리밍 무료가 아닌 디즈니+을 통한 29.99달러 임대 조건이다.

AMC는 이런 디즈니의 스트리밍 직행이 달갑지 않지만 결국 디즈니도 유니버설과 비슷한 사업모델을 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로 영화가 서비스되기 전 짧은 극장 개봉(17일)에 합의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럴 경우 스트리밍 서비스의 확산이 영화관에는 그리 비관적인 시나리오는 아닐 것이라는 분석이다. 짧은 기간이지만 영화 개봉으로 수익을 챙기고 디지털 유통으로 인한 추가 수익(수익 배분)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니버설과 AMC의 합의가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을 경우 입니다.) AMC의 아론 CEO도 “AMC가 극장 콘텐트의 스트리밍 시장 조기 공개에 동의한 첫 번째 극장 체인이기 때문에 다소 유리한 상황에서 계약 협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즈니의 <뮬란(Mulan)>

한편, 극장을 건너뛰고 스트리밍 플랫폼 개봉이 결정된 디즈니(Disney)의 <뮬란(Mulan)>은 이미 3차례나 개봉이 미뤄졌다. 5월 27일, 7월 24일, 8월 21일입니다. 물론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극장의 폐쇄 때문이다. 이후 결국 밥 체이펙(Bob Chapek) 디즈니 CEO는 최근 완전히 극장 개봉을 생략하고 스트리밍 서비스로 <뮬란(Mulan)>을 직행한다고 정책을 바꿨다. 다만, 가격은 29.99달러인데 디즈니+의 월 이용 가격인 6.99달러에 비해 월등히 비싼 수준이다.

그러나 디즈니는 <뮬란(Mulan)>이 디즈니의 영화 개봉 전략을 수정하는 선례가 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체이펙은 <뮬란>을 디즈니+가 진출하지 않는 국가에선 여전히 극장 개봉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선 디즈니가 <뮬란(Mulan)>을 계기로 시장 전략을 바꿀 수 있다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만들어놓은 시장 변화다. 버라이어티(Variety)에 따르면 할리우드에선 <뮬란>의 경우 극장 개봉 시 첫 주 7,000만 달러 수입에 이어 미국 내에서만 2억1,000만 달러(2491억 원)를 벌어들였을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시장에선 7억5,000만 달러(8,900억 원) 수익이 예상됐는데 이중 절반이 디즈니의 수익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측됐다. 대부분의 수익은 중국 개봉 시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알다시피 <뮬란(Mulan)>이 중국 고전에서 따온 이야기고 유명 배우인 유역비가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 극장이 아닌 스트리밍 서비스로 직행하기로 한 만큼 새로운 산법이 필요하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전체 7,099개의 극장이 있는 중국의 경우 8월 초 현재 65%만이 문을 열어놓은 만큼, 개봉을 강행해도 수익 감소가 불가피하다. 영화 제작에 2억 달러(2,400억 원)을 투입한 디즈니는 이익 실현을 위해서도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상당한 수익 보전이 필요하다.

만약 현재 6,05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디즈니+(Disney+)에 <뮬란(Mulan)>을 독점 공개할 경우 이 중 얼마나 많은 가입자가 <뮬란>을 추가 비용을 내고 볼 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한 수익은 100% 디즈니의 이익이 되는 만큼 극장보다 더 적은 관객을 확보해도 많은 이익이 될 수도 있다. 온라인 스트리밍 개봉했던 <Trolls World Tour>의 수치를 대입하면 <뮬란(Mulan)>은 670만 명 정도의 구독자(6,700,00X29.99달러)만 확보하면 적자를 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마케팅비를 감안해도 전체 가입자 중 13.8% 수준인 840만 명만을 시청자로 확보해도 수익을 낼 수 있다.

극장 개봉 시 예상 수익인 3억 7,500만 달러를 올리기 위해선 전 세계에서 1,250만 명의 렌털 시청자를 확보해야 한다. 이 수치는 현재 디즈니+ 가입자의 20% 수준이다. 물론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고 오히려 더 큰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모든 시장 질서를 바꾼다. 

JTBC 한정훈 기자  news@incab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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