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 to Top
updated 2020.10.22 목 16:45
HOME 오피니언&인터뷰 미디어 인사이드
미국 PBS가 50년간 보여준 공영방송의 가치
JTBC 한정훈 기자 | 승인 2020.10.14 08:34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과 미 대선을 앞둔 지금. 미국 공영방송인 PBS가 50주년을 맞이했다.

PBS는 알다시피, 시세밋 스트리트(Sesame Street), 다운톤 애비(Downton Abbey) 등 전설적 프로그램을 방영해 온 미국의 방송사다. 어린이 콘텐트를 다수 방송해서 교육방송으로 알고 있는 분들도 있지만 한국의 KBS와 유사한 곳이다.

다만, 수신료가 아닌 공적 기금(정부 및 의회의 지원, 후원)으로 운영되고 하나의 방송사가 아닌 미 전역 공익 단체가 경영한다는 점이 다르다.

이와 함께 굳이 말하자면, 청각 장애인을 위한 폐쇄 자막 개발, 아시아, 여성, LGBT 등 다양성을 위한 콘텐트를 대거 편성한다는 점도 차이점이다.

PBS는 지난 1969년에 개국했다. 개국 2년 전인 1967년, 정부가 공적 자금을 투자한 공익 방송 단체를 설립하다는 내용의 공영 방송법(Public Broadcasting Act)을 통과 시킨데 따른 것이다.

PBS의 CEO 파울라 케거(Paula Kerger)는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방법이 전국 단위의 개별 방송국을 만드는 길이었다”며, “미국의 공영방송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BBC와 같은 세계 최고의 공영 방송을 만들길 원했던 36대 대통령 린든 존슨(Lyndon Johnson)에 의해 법이 집행됐다”고 언급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PBS는 50년간 급성장한다. 오늘 날 PBS는 전국 330개 회원 스테이션(PBS는 전국 네트워크가 PBS와 계약을 맺어 저작권료를 지급하고 방송하는 형태)이 미 지역 곳곳에 교육적인 프로그램과 지역민을 위한 콘텐트를 공급하고 있다. 현재 미국 초등학생들은 PBS프로그램을 보지 않고는 수업을 받기 힘들다.

컬러 TV 등장과 미국 공영방송 PBS 연대기

 

[공영방송의 가치, 미래 교육에서 찾다.]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이후 PBS는 더 주목 받고 있다. 대학 등 지역 교육기관 주로 운영하는 PBS는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시기,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어린이와 부모를 위한 원격 교육 콘텐트를 내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만족도도 높다. 케거 CEO는 AXIOS와의 인터뷰에서 “정치와 교육 프로그램들은 매우 지역적 콘텐트”라며 “우리의 많은 지역 스테이션은 교육 단체와 밀접하게 일을 하고 있으며 우리는 각 지역 방송국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PBS는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힘들어 하는 부모와 학교 등 교육 단체를 위한 교육 콘텐트와 리소스(resources) 공급을 두 배 가량 늘렸다. <LearningMedia>와 같은 코너는 미 전역 수백만 명의 교사와 부모들에게 원격 혹은 집에서 아이들을 교육할 수 있는 다양한 영상 자료와 수업 콘텐트를 제공한다. 이와 관련 케거는 “우리는 지금이 가족과 지역 사회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면 우리가 뭘 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PBS는 미국에서 가장 잘 알려지고 뛰어난 어린이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 한국에선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Mister Rogers' Neighborhood>, <Barney and Friends>, <Sesame Street>,  <Reading Rainbow> <Clifford the Big Red Dog>, <Zoom> 등은 미국에서 대표적인 아동용 교육 콘텐트로 불린다.

때문에 TV를 통한 아동 교육 역사는 PBS 전과 후로 나뉜다. PBS가 생기 전 TV방송사들은 어린이 특화 프로그램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지 않았다. 그래서 TV는 부모들에겐 그리 좋은 교육 솔루션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런 고정 관념을 PBS가 바꿔놨다. 케거 CEO는 “어린이들의 TV는 우리가 만들었다”고 자신 있게 말한 바 있다.

[사회의 다양한 가치에 대한 교육도]

PBS는 오랫동안 다양성과 포용에도 힘썼다. 2013년과 2016년 모든 뉴스와 토론 프로그램에 여성 앵커를 공동으로 세운 첫 번째도 PBS다. 미국의 첫 번째 요리 프로그램으로 기록되고 있는 <The French Chef(진행 Julila Child)>도 PBS의 협력 방송사인 WGBH에서 1963년 방송됐다. 케거 CEO는 “미국 전역의 여성들이 이 프로그램을 본 뒤 전국에 PBS를 세우는 데 앞장섰다”고 말했다. 또한 동성애(LGBT)와 흑인 기자 및 제작자에 대한 관심도 지속적으로 가졌다.

이런 프로그램의 성공과 함께 기술 투자에 대한 적극성도 PBS를 돋보이게 만들었다. 미국 최초 장애인을 위한 폐쇄 자막(Closed Captioning)부터 고화질 HDTV 프로그램 제작, 위성을 통한 중계 방송도 PBS가 첫번째였다. TV채널 주파수를 나눠 성인 프로그램과 어린이 프로그램을 동시에 방송하기도 했다.

그러나 평탄한 길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항상 재원이 문제였다. 수십년 동안 정권이 바뀔 때 마다 공적 자금 투입 문제로 싸웠다. 트럼프 행정부(Trump Administration)의 경우 항상 PBS의 예산을 삭감했지만 의회가 지원을 지지하기도 했다. 지역 사회를 위한 방송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다. 공영방송에 대한 공적 지원은 국가와 시대에 관계없이 중요하지만 늘 반대나 지지에 부딪힌다. 하지만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항상 기본에 대한 충실성이었다. 수신료가 아닌 공영방송의 가치를 생각해본다. 

JTBC 한정훈 기자  news@incable.co.kr

< 저작권자 © 인사이드케이블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