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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O MAX 영화 '락다운'...코로나 펜데믹 일상 정조준
JTBC 한정훈 기자 | 승인 2021.01.28 17:43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이후 인간관계가 변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 까. 집에서 일하고 밥 먹고 혼자서 노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동료와 그리고 사회를 대하는 행동들은 점점 변하고 있다. 물론 이런 트렌드를 가장 잘 반영하는 영역은 영화, TV 등 콘텐츠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을 소재로한 작품들이 늘고 있다. 이로 인한 우울함을 담기도 하고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에서만 가능한 장면들도 등장한다.

영화 '락 다운(Locked down)' 캡처

■ [코로나바이러스만이 만들 수 있는 영화]

HBO MAX가 지난 2021년 1월에 공개한 <락 다운 Locked Down 감독 동 리먼, 출연 치웨텔 에지오프, 앤 해서웨이>는 코로나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는 일상을 정조준 한 작품이다. 이 영화는 런던에 사는 한 커플(린다와 팩스턴)이 함께 공모해 고가의 보석을 명품 백화점으로부터 빼돌리는 내용을 그립니다. 액션 스릴러나 <범죄의 재구성>과 같은 사기 케이퍼 무비는 아니다. 그 커플은 비대면 시대에서만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범죄를 완성한다. 아쉽게도 한국에선 아직 소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불안한 시대, 의미 있는 작품이어서 지면을 통해 더 피알 독자들에게 간단한 내용을 전달한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린다(앤 해서웨이), 팩스톤(치웨텔 에지오프)가 등장한다. 오래된 연인 파트너(정확히 그렇게 말을 한다.) 이 둘은 런던이 폐쇄되면서 연일 우울한 시간을 보낸다. 직접 만날 수 없는 사람들, 회사와의 줌(Zoom)미팅, 교감 없는 일방적 지시 통보 등 코로나바이러스는 비정상을 정상으로 바꿔 놓는다. 린다는 줌 회의에서 상의는 정장을 입고 하의는 잠옷을 입은 체 하루 종일 담배만 핀다. 회의를 하면서 와인도 마시는데 매일 아침 출근해야 하는 평소 같았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이 둘의 관계도 틀어 놓는다. 린다는 무기력한 자신을 모습을 보며 점점 더 신경질적이 되어가고 팩스톤은 이웃들을 함부로 대한다. 휴지와 우유를 사러 간 마트에서 길게 줄을 선 모습을 보고 이해가 아닌 욕부터 한다. 한 아파트에서 동거하고 있지만, 이 커플은 최근 헤어졌다. 그래서 일도 따로 하고 잠도 다른 방에서 잔다.

영화 '락 다운(Locked down)' 캡처

그러나 이 둘은 우연한 기회에 다시 뭉친다.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유명 백화점 해로드(Harrods)가 문을 닫았는데, 그 곳에서 고가품을 배달할 택배 기사를 찾는다. 평소 배송 업무를 담당했던 팩스톤. 그의 상사는 그에게 가짜 신분으로 이를 배달할 것을 요청한다. 워낙 고가이다 보니 범죄 이력이 없는 드라이버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와 동시에 의류 업체 CEO인 린다도 이 백화점에서 같은 날 재고 정리 업무를 하게 된다.

이 둘은 마침 배송을 부탁한 날과 린다가 재고 정리를 하러 가는 날이 같다는 것을 알게 된다. 린다를 통하면 팩스톤은 보안 점검을 하지 않고도 통과할 수 있다. 린다는 이 백화점의 금고에 익명의 고객에게 판매된 300만 파운드(45억 원 상당) 보석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 낸다. 또 그 전시장에 이를 복제한 가짜 보석도 있다는 것도.  이 둘은 깜직한 상상을 한다. 진품을 찾고 복제품을 고객 배달 상자에 넣어 배달하는 것이다.

게다가 이 보석은 뉴욕에 배달될 예정이어서 발각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 백화점이 문을 닫지 않았다면 그리고 비대면이 일상화되지 않았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범죄다. 그렇지만 지금은 가능하다. 게다가 영국 국립보건 당국(National Health Service)은 대면 판매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을 만날 일도 적다.

배달 당일, 이 둘은 백화점 진입에 성공하고 진품과 복제품을 바꿔놓는 작업까지 마친다. 긴장되는 순간, 마지막 건물을 빠져 나오려는데 마침, 린다가 1주일 전에 해고한 직원(도널드)와 마주칩니다. 도널드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실적 악화로 해고된다. 그 직원은 팩스톤의 신분이 위장된 것을 안 뒤 경찰을 부른다 그래서 그에게 범죄 사실을 모두 텉어 놨지만 도널드도 범죄에 가담하기로 약속한다. 결국 범죄는 완전히 성공하고 각자의 길로 가려고 계획했던 이들은 생각을 바꾼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런던 폐쇄가 2주 연장 된 후 연인 관계를 다시 생각한다.

영화 '락 다운(Locked down)' 캡처

■ [비정상의 시대, 정상이 된 영화]

이 작품은 영화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Mr. & Mrs. Smith)>로 유명한 동 리먼(Doug Liman)이 감독을 맡았다. 개봉은 지난 1월 14일 스트리밍 서비스 HBO MAX에서만 진행됐다. 이 역시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극장이 문을 닫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첫 공개 당시, 주목을 받기 충분했다. 현실이 담긴 스토리와 텅 빈 거리 화면은 구독자(Subscriber)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영화 곳곳에는 폐쇄된 런던, 화장품과 식료품을 사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는 영국인들이 등장한다. 주인공은 팩스톤은 밤 늦게 혼자서 길거리에서 시를 읽으며 독백한다. 교감하지 못하는 삶의 우리들에겐 너무 이해되는 장면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촬영도 코로나바이러스 스탠다드(Standard)에 맞춰 만들어졌는 것이다. 야외 촬영신도 거의 없다. 배우들도 대부분 줌으로 회의나 대화를 하고 3명 이상 등장하는 그룹신은 존재하지 않다. 이렇게도 영화가 만들어지는 건 코로나바이러스 이후 만들어진 규칙이다. 영화의 화면도 시종일관 어둡다. 지난 2020년 가을 짧은 시간에 촬영된 만큼 대부분의 낮은 품질의 영상 통화와 야외에서 혼자 독백하는 장면이지만, 최근 분위기를 날 것 그대로 전하기엔 오히려 더 큰  진정성이 느껴진다.

유명 배우들도 많이 나오지만, 독특하다. 팩스톤의 상사인 밴 킹슬리(Ben Kingsley), 린다의 보스인 벤 스틸러(Ben Stiller)도 영상 통화 화면으로만 출연한다. 어쩌면 앞으로도 이런 식의 출연이 일반화될 지도 모른다. 감독 리먼은 원격으로 모든 화면을 촬영하는데 성공한다. 원격으로 혹은 영상으로 배우들의 호흡이 전달되지만, 영화는 진실을 담기 충분하다.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이 화면에서 그대로 투영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큰 의미가 있다. 현실을 그릴 뿐만 아니라 앞으로 변할 제작 현장을 상상할 수 있게 한다. 이런 다자간 영상 통화 장면이 어색하지 않는 건 우리 일상이 이미 변한 탓이다. 아직 이 영화는 한국에서 볼 수 없지만, HBO MAX의 국내 진출이 2021년 하반기로 예정돼 있어 조만간 시청자에게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HBO MAX는 미국 워너미디어(Warener Media)의 스트리밍 서비스다. 한국에선 OTT라는 말이 더 익숙하다. HBO채널의 <왕좌의 게임>, <소프라노스>, CNN, DC코믹스 등과 <해리포터> 등 워너 스튜디오의 영화가 VOD로 서비스된다.  얼마 전엔 한국에선 극장 개봉한 <원더우먼 1984>가 미국에서는 HBO MAX를 통해 동시 개봉되는 일도 있었다. 미국에선 지난 2020년 5월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워너미디어는 이 서비스를 미디어의 미래로 보고 있다.

JTBC 한정훈 기자  news@incab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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