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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L, TV중계료 2배 인상...생존 위기에 몰린 美지상파
JTBC 한정훈 기자 | 승인 2021.03.03 17:41

디즈니, ViacomCBS, NBC유니버설, 폭스(FOX)가 미국풋볼리그(NFL) TV중계에 합의했다. 그러나 중계료는 ESPN, ABC 등 디즈니 계열은 지금보다 30% 가량 인상됐으며 다른 채널들은 거의 두 배가 올랐다. 상당히 부담스러운 인상폭이다. 최종 확정되지 않았지만, 스포츠 비즈니스 저널(Sports Business Journal)의 보도에 따르면 디즈니는 NFL과 26억 달러의 중계권료(annual rights fee)에 합의했으며 ABC과 지난 2006년 이후 다시 슈퍼볼 중계에서 나서는 조건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급격한 인상은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 셈법이다. 지난 시즌 스포츠 경기 중계 시청자가 대폭 줄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말이다. 실제 NBC의 경우 지난 2020년 추수 감사절 레이븐스-스틸러스(Ravens-Steelers) 경기는 겨우 1,100만 명의 시청자를 모았다. 전년 대비 50% 줄었다.

■ 실시간 방송국, 스포츠와 뉴스의 중요성

이들 방송국이 스포츠 중계에 왜 이렇게 많은 투자를 했는지는 분명 이유는 있다. 최근 시청자들은 TV가 아닌 스트리밍 서비스로 이동했고 미디어 기업들도 이제 스트리밍 서비스에 신작 드라마와 코미디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있다. 때문에 실시간 채널 및 지상파 TV방송사들은 시청자를 모으기 위해 드라마 아닌 다른 프로그램을 찾아야 한다.

이 중 실시간 뉴스나 스포츠 중계는 아주 좋은 콘텐트다. 광고주들이 돈을 쓰는 장르이기도 하다. 특히,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스포츠는 방송사들에게 더욱 중요해 졌다. 이 관점에서 NFL 정도면 대형 콘텐트다. 그래서 전통적인 실시간 방송사들이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라도 NFL 중계권은 놓칠 수 없었을 것이다. 더 비싼 가격을 주고라도 살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러나 광고 재원이 한정되어 있는 한, 방송사들도 계속 이 흐름을 따라갈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미디어 업계에선 실시간 채널 및 방송사간 M&A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런 상황은 인수 합병이나 연대를 유도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현재 NFL 중계권을 가진 4개 방송사가 2개로 합칠 수도 있지 않을 까. 사실 스트리밍 서비스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보다 많은 오디언스가 필요하고 NFL과의 협상에서 가격 결정권을 가지기 위해서도 규모는 필수다. 이는 뉴스 콘텐트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 방송사 M&A, 시대적 요구

그러나 FCC와 미 의회는 지상파 방송사들의 이런 경제적 통합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다. 지역 국회의원들은 지역보도가 위축되고 지역성이 훼손된다고 당장 반대에 나설 것이 뻔하다. 

하지만, 지금은 미국도 이런 반대 여론에만 미래를 맡기기에는 실시간 채널이나 스테이션(Station)들에게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넷플릭스는 2억 명의 가입자를 넘겼고 디즈니+는 1억 명, HBO MAX와 ViacomCBS도 점점 전열을 갖추고 있다. 만약 이들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뉴스와 스포츠까지 탑재한다면 실시간 방송사들의 경쟁력은 더욱 약화될 것이다.

<연간 NFL 중계권료(버라어티)>

하지만, 미국 방송 규제 기관과 정부는 지금 TV방송이 사용하는 주파수의 일부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통신산업으로 이동시키기 시작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통합을 통해 더 많은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지금처럼 TV방송사들이 몰락이 이어질 경우 NFL 등 스포츠 리그가 TV중계권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시기도 얼마 남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정부와 미디어 기업 모두 변화에 적응해야 할 시간이다

참고로 스트리밍 서비스가 시장과 규제를 바꾸고 있는 현장이 하나 더 있다. 미 연방방송통신위원회(FCC)의 임시 의장을 맡고 있는 제시카 로젠웨셀(Jessica Rosenworcel)은 최근 오하이오주 상원위원에게 보낸 답변에서 “FCC가 방송사와 스트리밍 서비스 간 전송료 분쟁에 개입할 근거가 없다”며 지금은 OTT가 방송의 영역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이 답변은 최근 디즈니의 훌루+라이브(스트리밍+실시간 방송, 웨이브와 유사)가 지역 방송 네트워크인 싱클레어(Sinclair)와 겪고 있는 지역 스포츠 채널(RSN) 중계권료 협상에 관한 것이다. 지난 2020년 10월 이후 미국 오하이오(Ohio) 지역 훌루(Hulu)의 가입자들은 FOX스포츠 오하이오 등 지역 스포츠 채널(RSN)을 볼 수 없었다. 패키지(Live TV) 내에는 포함돼 있지만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상황에서 중계가 원활하기 않자, FOX와 Hulu간 프로그램 사용료 분쟁이 이어져 싱클레어가 전송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오하이오 상원위원은 FCC가 중재를 해달라고 했지만 로젠웨셀의 FCC는 “OTT가 방송사업자(MVPD)”아니라고 답했다. 개입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과거 FCC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정부에서 톰 휠러(Tom Wheeler) 위원장 시절, OTT를 MVPD와 유사한 프로그램 편성, 전송 플랫폼으로 분류를 검토했지만 결론은 나지 않았다.

사실 휠러가 OTT를 방송 사업자 영역에 넣겠다고 주장할 당시에는 방송 플랫폼 시장에서의 경쟁활성화 차원의 검토였다.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스트리밍 서비스가 방송 시장을 장악해 들어가고 있는 상황에선 또 다른 차원의 규제 논의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이 규제는 산업 경쟁력을 헤치지 않는 선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10년 전 과거 OTT와 지금의 스트리밍 사업자의 가장 큰 차이점은 ‘오리지널 콘텐트’ 제작이다. 콘텐트 생산 기지로서의 의미가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방송사 수준으로 영향력이 확대됐다. 규제의 실익과 형평성, 목적 등을 다시 봐야 한다. 오디언스 관점에 생각하라는 이야기다. 이건 우리에게도 마찬가지의 숙제다.

JTBC 한정훈 기자  news@incab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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