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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지역 언론을 보호하라"...저널리즘 경쟁 보호 법안 발의
JTBC 한정훈 기자 | 승인 2021.03.22 14:36

구글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의 디지털 시장 장악이 심각해지는 가운데 미국에서 신문과 TV 등 언론사들이 단체 협상을 통해 대응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이 지난 3월 10일 발의됐다. 이름은 저널리즘 경쟁과 보호 법안(Journalism Competition and Preservation Act)이다.

◆ 구글에 대응한 언론사들의 단체 협상 가능해져

이 법이 통과되면 언론사들이 한시적(4년)으로 반독점 규제 법안(antitrust laws) 적용을 받지 않아 언론사들은 온라인 기술 대기업에 대응에 단체 협상, 인수 합병 등 최소한의 권리 보장 행동을 할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규모의 경제가 만들어져 구글과 페이스북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콘텐츠 제값 받기가 더 용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저널리즘 보호 법안은 의회 주도로 이뤄진 온라인 경쟁 상황 평가에 따른 결과다. (전문) 조사 결과 기술 대기업은 방송, 뉴스 등 지역 뉴스 산업의 수익 기반(광고)을 급속히 장악하고 있었다.

법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앞으로 미국인들의 온라인 뉴스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해 중소 언론사가 구글, 페이스북 등 뉴스를 유통하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과의 콘텐츠 사용료 단체 협상(48개월) 및 조정(Coordination)을 가능하게 했다. 조정은 1) 뉴스의 품질, 정확성, 브랜드 또는 상호운용성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경우에만 허용되며, 2) 일부 언론사가 아니라 전체 산업에 이익이 되고, 이해 충돌이 없는 경우 3) 협상과 직접 관련이 있고 합리적으로 필요한 경우에만 허용된다.

현재 이 법안은 공화, 민주 양당의 지지를 받고 있다. 지지자들은 현재 온라인 플랫폼에 매출을 계속해서 빼앗기기 때문에 시간이 많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데이비드 시실리 하원 반독점위원회 의장은 "신뢰받는 저널리즘을 영원히 잃기 전에 우리는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것은 명확하다"며 "시장 경쟁이나 의회의 개입 없이는 대규모 해고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법안을 지지했다. 데이비드 위원장은 또 "법안은 당장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기자들과 언론 사주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독점 금지 소위는 지난 3월 12일 관련 청문회를 개최했다.

◆ 미국 언론사, 15년 새 2,100여 곳이 문 닫아

이 움직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대유행 이후 공적 부조가 절실해진 지역 언론 산업을 위해 준비됐다.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90% 이상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 스마트 디바이스를 통해 뉴스를 보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뉴스를 접하는 사람도 전체의 절반이 넘었다. 그때문에 디지털 광고 시장도 온라인 플랫폼이 장악했다. 이에 뉴스 산업, 특히, 지역 뉴스 산업의 미래는 절망적이다.

디지털 디바이스를 통한 뉴스 습득 비율

기자들을 대표하는 미국 언론노조(NewsGuild-CWA)에 따르면 지난 2004년에서 2019년 사이, 2,100여 개의 신문이 문을 닫았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이후에는 60개 신문사가 파산했다. 노조는 "2008~2019년 사이, 전통 신문에서 3만6,000여 개 자리가 사라지고 그중 절반의 편집국 보도국 인원"이라고 덧붙였다.

로컬 뉴스의 위기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의 광고 시장 장악으로 인한 매출 급감 때문이다.  2004~2018년 사이 미국 신문 매출은 57.25 감소했으며 광고 매출은 이보다 더 큰 70.3%가 감소했다. 그나마 방송 플랫폼 사업자로부터 수신료를 받는 지역 방송사는 괜찮지만, 이제는 동반 하락한다. 미국 방송협회(The National Association of Broadcasters)는 2000년과 2008년 사이 미국 지역 방송 광고 매출을 40%가량 하락했다고 추정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어려움을 부추겼다. 데이비드 채번(David Chavern) News Media Alliance CEO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우리가 현재 기조가 유지된다면, 대중을 위한 지역 뉴스의 퀄리티가 근본적으로 파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방송협회(The National Association of Broadcasters)

그 때문에 언론사들의 이익단체인 뉴스 미디어 연합(The News Media Alliance)은 지난 2017년 이후 신문사에 대한 반독점 규제를 없애 합병이나 단체 협상을 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 힘이 더 강해진 기술 대기업들을 견제하기 위해 다양한 연대들이 진행됐다.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뉴스 습득 비율

◆ 향후 전망, 글로벌 시장 파급력도

미 법무부와 연방무역위원회(FTC)는 구글, 페이스북의 독과점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법안을 시작으로 이들 기업의 시장 지배력에 의회가 본격적으로 손을 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구글, 페이스북도 국회 대관 담당 인력을 늘리는 등 전사적으로 대응 중이다. 뉴스 콘텐츠 사용료(페이스북) 협상도 다시 하고 지역 언론사 지원금도 확대해 언론과 화해도 시도하고 있다.

아울러 현재 구글, 페이스북의 뉴스 콘텐츠 시장 무임승차에 대한 반대 여론이 국제적으로도 거세 더 큰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최근 호주는 구글과 페이스북이 뉴스 언론사들에 콘텐츠에 비용을 지불하게 강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유럽에서 기술 대기업이 자신들의 플랫폼에서 기사를 노출할 때 언론사에 비용을 지불하게 강제하는 법안 등 법의 통과는 반향이 커지고 있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호주의 법안 통과를 강력하게 반대해왔다. 그러나 법안 통과가 가까워지자 전략이 바뀌었다. 페이스북은 며칠간 호주에서 뉴스를 공유하는 행위를 막았지만, 구글을 비용을 지불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뉴스 콘텐츠 비용 문제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사이 갈등도 불러왔다. MS의 경우 만약 호주에서 구글이 뉴스 서비스를 중단한다면 자신들의 검색엔진 빙(Bing)을 쓰라고 언론사에게 제안했다. 브래드 스미스 MS 대표는 “구글과 같은 대형 기업이 시장 철수를 언급한다는 것은 민주주의를 위한 좋은 뉴스는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스미스 대표는 12일 의회 청문회에서 관련 내용을 증언했다.

◆ 우리의 결론

한국 언론 산업이 처한 위치도 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해결책은 안 보인다. 신문과 방송을 관할하는 정부 규제 기관이 문화관광체육부와, 방송통신위원회로 나뉘어 있다 보니 통합적인 지역 언론 지원책은 생각할 수도 없다. 게다가 미국 일부 미디어 기업들이 생각하고 있는 지역 번들(지역 신문사+방송사 묶음 유료 상품)도 이런 플랫폼 시대의 유산으로는 고려하기 어렵다. 그래서 미디어 기업을 살리고, 더 나아가 건전한 지역 언론을 육성하기 위해선 시장 기능과 정부 규제 역할을 나눠서 가지고 가야 한다.

지역 언론은 보편적 지원이 아닌 선별적 진흥이 필요하며 정부 규제는 더 느슨해져야 한다. 그리고 신문과 방송, 콘텐츠를 한눈에 보는 정책이 필요하다. 이제부터라도 방통, 통신, 문화에 대한 규제 진흥이 아니라 ‘미디어’에 대한 정부의 시각이 있어야 하는 시점이다.  

JTBC 한정훈 기자  news@incab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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