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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망 중립성 부활 조짐
JTBC 한정훈 기자 | 승인 2021.04.05 13:33

3년 전, 미국 트럼프 행정부 시절, 규제 기관들은 연방 정부의 망 중립성(Net Neutrality 규제)을 철폐했다. 이에 AT&T, 컴캐스트(Comcast), 버라이즌(Verizon) 등 인터넷 사업자들은 그들의 망을 이용해 사업하고 있는 인터넷 사업자나 애플리케이션에게 비용을 부담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발도 많았다.

미국 7개 주와 푸에르토리코는 그들 자체로 망 중립성 정책을 만들었다. 이와 관련 미국 캘리포니아주도 움직였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모여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가 망 중립성 정책을 부활시켰다. 미국 다른 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

■ 망 중립성이란

망 중립성이란 인터넷 제공 사업자가 모든 인터넷 콘텐트 사업자에게 망을 차별적이지 않고 무료로 개방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망 사업자는 모든 인터넷 상 모든 트래픽을 동등하게 취급해야 한다. 이 원칙은 인터넷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부터 적용돼 인터넷 비즈니스가 커지는데 일조를 했다. 모질라(Mozilla)와 같은 인터넷 회사들과 소비자 단체, 민주당은 망 중립성이 폐지되면, 인터넷망 사업자들이 인터넷 콘텐트 업체들에게 과금 할 것이고 이는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 캘리포니아가 만드는 법률은 어떤 것인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폐지했던 망 중립성을 다시 되살리는 것이다. 오바마 정부 시절로의 회귀다. 다시 말해 컴캐스트(Comcast)나 AT&T와 같은 인터넷 사업자가 넷플릭스(Netflix) 등 대량으로 인터넷 트래픽을 일으키는 사업자를 막거나 더 빠른 접속을 위해 별도 과금을 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다. 또 사람들이 페이스북(Facebook)을 확인하든 인스타그램(Instagram)에 사진을 올리든 넷플릭스나 아마존(Amazon)에서 영화를 스트리밍하든 인터넷상의 모든 트래픽을 동일하게 취급해야 한다는 원리다. 캘리포니아 법률은 한 단계 더 나아간다.

이른바 제로 레이팅(Zero rating)도 금지한다. 케이블 TV회사나 통신사가 특정 서비스에 데이터 이용료를 면제해주는 것을 막는 것이다. 예를 들어 타임워너(Time Warner)를 인수한 AT&T나 NBC 유니버설(Universal)을 소유한 컴캐스트 등의 회사가 자사 서비스 가입 고객에게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하지도 못한다. 이와 관련 AT&T는 자사 무선 인터넷 가입자에게 HBO MAX 데이터 이용료를 부과하기 않았지만 캘리포니아의 법 개정으로 이를 폐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망중립성 옹호론자들은 결국 이 정책이 경쟁을 줄이고 소비자들이 망 이용료를 부담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018년 캘리포니아의 이 법을 막기 위해 소송을 한 바 있다. 바이든 정부는 이 소송을 중단시켰다. 통신 업계는 여전히 이 법에 반대하며 싸우고 있다. 그러나 지난 2월 연방 법원이 캘리포니아 법률의 효용성을 인정했다. 캘리포니아가 이 법을 시행해도 된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연방 규정은 어떻게 되는가

미국에선 10년 넘게 연방 규모로 망중립성 규정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법원은 민주당 정권 시절 FCC(연방통신위원회)가 1934년 기본 통신법(communications law)에 기초해 더 강력한 규칙(행정부 명령)을 승인했던 2015년 이전 노력을 중단했다. 그래서 망중립성 법이 아니어도 이 명령은 FCC가 명시적으로 금지되지 않은 행위에 대해 포괄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게 허용하면서 사실상 망중립성이 유지돼 왔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시절 FCC는 이 규정이 인터넷 기업들의 투자를 막는 "강력한 사회주의적 규제"라며 이를 기각했다. 이에 망중립성 폐지와 관련한 행정 명령 이후, 망중립성 반대론자들은 (망 중립성을 없애도) 인터넷 산업 발전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망중립성 지지론자들은 대중 압력과 규제 기관과 의회의 위협이 통신 산업을 견제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 캘리포니아 법 재정이 다른 주에 미칠 영향은?

캘리포니아의 이런 움직임은 미국 전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AT&T의 경우 최근 캘리포니아가 ‘제로 레이팅’을 금지하기 때문에 무제한 인터넷 상품 가입자 중 HBO MAX 이용자에게 부여했던 데이터 면제(제로 레이팅) 혜택을 취소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망 중립성을 개정하기 위해 FCC에 새로운 3번째 민주당 추천 위원을 임명해야 한다. FCC위원 임명은 상원의 인준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상당히 정치적인 결정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게다가 FCC의 법안 처리는 통상적으로 수 개월이 소요된다. 물론 연방 법안이 발효되기 전에, 다른 주들도 자체 망 중립 법안을 만들 수도 있다. 이번 회기에 현재 9개 주에서 관련 법안이 발의돼 있다.

■ 통신사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대형 통신사들은 망 중립성에 대한 강한 규제를 싫어한다. 그래서 법원을 통해 강력하게 저항하고 있다. 통신사들은 이 규제가 인터넷에 대한 투자를 방해하고 사업상 불확실성을 강화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통신사들은 외견상으로는 주별 규제가 다른 것보다는 연방 정부의 결정을 선호한다고 하지만, 사실 법원에선 계속 소송으로 맞서 왔다. 현재 상원이 민주와 공화 양당 모두 50대 50석의 의석으로 가지고 있어 법안이 통과하긴 쉽지 않다.

■ 실리콘밸리는 무엇을 원하는가

망 중립성은 더 이상 기술 기업들에게 핫 이슈가 아니다. CCIA(컴퓨터&커뮤니케이션 산업 협회) 매트 슈루어스(Matt Schruers) 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슈가 여전히 중요한 위치에 있지만, 코로나바이러스와 경제위기처럼 다른 기술 정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 망 중립성은 중심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연방과 주 규제 기관은 페이스북과 구글이 시장 지배력을 남용하고 있다고 법원에 고소한 바 있다. 아마존과 애플 또한 비슷한 비난에 직면해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미국 법사위 시장 지배력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들 회사를 분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시장 지배적 위치에 있는 기업들이 중소 업체를 인수하는 것을 어렵게 하기 위한 법안을 만들기 위해 반독점법을 정비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 망 중립성은 이미 퇴색되고 있다. 실리콘밸리는 망 중립성보다는 통신 품위 유지 법 상 섹션230 조항 개정에 더 신경 쓰고 있다. 지금 인터넷 플랫폼 사업자에게 광범위하게 주어지고 있는 콘텐트 내용 관련 면책 조항을 삭제하는 것이다. 특히, 망중립성은 스트리밍 서비스의 권력 관계에 따라 이미 훼손되고 있다. 지난 2017년 넷플릭스는 이용자들에게 너무 깊숙하게 보급되어 있어서 서비스를 차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페이스북과 구글은 캘리포니아가 시작한 망 중립성 관련 법안에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 모질라, 레딧(Reddit), 위키미디어(Wikimedia), ADT 등 중소 인터넷 사업자들은 지난 3월 26일 연방 정부에 망 중립성 법안을 다시 도입하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JTBC 한정훈 기자  news@incab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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