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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VS닐슨...코로나19 기간 시청률 저하 불만
JTBC 한정훈 기자 | 승인 2021.04.27 10:12

방송 시장이 스트리밍 서비스로 이동하고 있지만, TV방송사들에겐 아직 실시간 시청률은 중요하다. 지난해 미국 방송 시장에 불어 닥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방송사들과 시청률 조사 기관 닐슨(Nielsen)이 한 판 붙었다. 측정하는 닐슨과 측정 당하는 방송사들의 갈등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이번 싸움은 ‘TV시청이나 측정 방식에 대한 근본적은 문제 제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이번 갈등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미국 지상파 방송 사업자들은 최근 닐슨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TV방송 시청률을 제대로 측정하지 않았다며 큰 불만을 터트렸다. 미국 지상파 방송 및 케이블TV방송사 단체인 VAB의 CEO인 숀 커닝햄(Sean Cunningham)은 성명을 내고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닐슨의 시청률 측정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많은 오디언스가 누락돼 TV의 가치가 누락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방송사들은 지난해 여름부터 지속적으로 닐슨의 시청률 측정 방식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다"며 "이 방식은 정말 피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이슈는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닐슨의 TV시청률 측정이 정상적이지 않았다는데 있다. 닐슨도 이 부분은 인정하고 있다. TV방송사들은 이 때문에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많은 TV프로그램과 일일 라이브 프로그램들이 10%가량 시청자가 덜 측정됐다"며 이는 스트리밍 서비스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가정 방문이 어렵고 많은 이들이 집을 비운 상태여서 모집단 측정에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닐슨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기술을 이용, 원격 측정을 했지만, 기술적인 오류가 있었다고 TV방송사들은 주장했다. 심지어 모집단 중 일부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사망했지만, 탐지가 안됐다는 입장이다.

한 TV방송사 임원은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차이와 이유들 때문에 내부적으로는 매우 격앙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VAB는 닐슨에 공개 서한을 보내고 2020년 시청률 측정에 대해 실수와 과오를 점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검증을 요청했다. 그러나 닐슨은 공식적으로 측정에는 문제가 없다며 이들의 공식적으로 요구를 거부한 상태다.

이 이슈는 오는 가을 미국 업계의 연례 광고 판매 행사(언프런트)를 준비하면서 붉어졌다. 미국은 통상적으로 가을에 새로운 드라마 시즌이 시작되는데 봄에 이들 드라마의 광고 등을 판매하는 행사를 시작한다. 이 행사에서 닐슨 시청률의 영향력은 아직 절대적이다. 광고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많은 광고주들이 전년도 오디언스 확보 실적(시청률)을 바탕으로 가격을 세운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미국 상위 5대 방송사(NBC, ABC, CBS, FOX, CW)들의 광고 청약 물량이 지난해 가을 최소 9.3~14.6%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015년 업프런트 광고를 측정한 이후 첫 감소다. 이들 방송사들은 2020~2021년 프라임 타임 광고로 82억~98억 달러의 청약을 받았다. 2019년~20년 96억~108억 달러에 비하면 크게 줄었다. 광고 감소는 단연 시청률 감소 영향이다.

이에 대해 닐슨은 "지난해는 물론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안전을 위해 많은 기준이 바뀌었다"며 "올해 3월초부터는 지방 정부의 프로토콜에 따라 다시 가정 내 방문을 시작했고 가능한 빠른 시기에 정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에서 닐슨과 TV방송사 간 충돌은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7월 닐슨은 2020년 가을 옥외 시청 측정(Out of Home)을 합의하고 나서 갑자기 원칙을 바꿨다. 집이 아닌 회사, 술집, 호텔 등에서 TV를 보는 오디언스를 실시간 시청률에 포함하는 방식이다. 닐슨은 코로나19 대유행 영향으로 공용 공간이 측정이 쉽지 않아 적용을 잠시 미룬다고 했지만, TV방송사들은 이미 광고주들에게 관련 내용을 홍보하고 광고를 판매한 상태였다.

일부에선 지난해 시청률 하락이, 드라마 등 주요 작품 제작 지연, 스포츠 경기 중단,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비정상적 제작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로의 시청 이동도 TV오디언스 감소에 영향을 줬다는 입장이다. 일단 올해는 TV광고 판매 예상은 긍정적이다. 백신 공급 확대로 본격적인 경기 회복이 예측된다. 광고 회사 마그나에 따르면 2021년 미국 내 광고 판매가 2,400억 달러로 전년 대비 6.4%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가운데 TV광고도 3.4% 상승이 예상된다.

그러나 앞으로도 시청률 측정과 그 성과의 인정에 대해 방송사와 닐슨의 갈등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특히, 모바일 및 스트리밍 서비스로 이동하는 미디어 시장 무게 중심에 여전히 TV생태계에 머무르고 있는 시청률 조사 형태에 대한 불만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스마트TV, 스마트폰 등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디지털 시청 기기들이 일반화되면서 닐슨의 자리를 노리고 있는 '콘텐츠 성과 측정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암페어(Ampere), 에디슨(Edison), 패럿(Parrot), 삼바TV(Samba TV)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미국에선 로쿠(Roku), NBC, 넷플릭스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콘텐츠 시청률 및 성과 측정에 나서고 있다. NBC도 최근 닐슨 출신의 임원을 영입해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시청 패턴을 본격 조사하고 있다. 물론 닐슨 역시, 닐슨 원(Nielsen One) 등 콘텐츠의 통합 영향력 측정을 위한 도구들을 업그레이드해가고 있다.

결국, 방송 콘텐츠가 TV를 벗어나기 시작하면서 그들의 정확한 행선지와 수요처를 알 필요가 있어졌고 그 경로를 추적하는 방식은 더 민주적이 되고 있다. 콘텐츠, 그것을 보는 시청자들에겐 더 이상 어디서 보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JTBC 한정훈 기자  news@incab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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