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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O, 넷플릭스 스트리밍 서비스 에미상을 지배하다스트리밍이 지배한 에미상
JTBC 한정훈 기자 | 승인 2021.07.23 13:36

오는 9월 19일 열리는 미국 TV프로그램의 최대 시상식인 에미상(Emmy)상. 지난해 온라인 행사에 이어 올해는 다시 오프라인 이벤트로 진행된다. 코로나 바이러스 델타 변이가 다시 기승을 부리지만, 2021년 하반기를 정리하고 내년도 TV시장의 흥행을 예견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기대가 크다. 올해 중계는 CBS가 맡는다.

제 73회 에미상 시상식은 미국 LA 다운타운에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극장(Microsoft Theatre)으로 다시 돌아온다. 수상 후보자들과 제한된 인원의 게스트도 초청할 계획이다. 쇼 호스트는 배우이자 스탠딩 코미디언인 세트릭 등이 맡는다.

LA 마이크로소프트 극장

현장 행사와 함께 올해의 관전 포인트는 HBO와 넷플릭스의 1위 싸움이다. 어떤 미디어 그룹이 더 많은 에미상을 가져갈 지는 언론과 시민들에게 모두 관심사다. 지난 1972년 설립된 HBO. Home Box Office라는 별칭에 맞게 10년전까지 에미상을 주름잡았다. 그러나 이제는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에 쫓기는 신세가 됐다. 그래서 HBO는 지난 2020년 HBO MAX로 스트리밍 시장에 전격 진출한다.

HBO와 넷플릭스의 신경전은 에미상 후보작 발표날에서부터 시작된다. 후보작이 많아야 최종 수상작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둘 간의 1차 싸움은 HBO가 이겼다. HBO가 에미상 후보작 1위를 탈환했다. 워너미디어(HBO의 모회사)는 텔레비전 아카데미(Television Academy)가 최근 발표한 에미상 후보작 리스트에 130개를 올렸다. HBO에 이어 넷플릭스가 129개의 후보작을 배출했다. 지난해에는 넷플릭스가 160개 후보작 (워너미디어 107개)로 1위였다.

워너미디어의 130개 노미네이트 중 94개는 ‘Lovecraft Country ‘ ‘Mare of Easttown’ 등 HBO 작품이었지만, 36개는 HBO MAX 스트리밍 서비스 오리지널이었다. 대표 작품은 ‘Hacks’와 ‘The flight Attendant’였다. 물론 HBO 작품들도 모두 HBO MAX에서 상영된다. 이에 반해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를 운영하고 있는 디즈니(Disney)는 71개를 추천 받았다. 그러나 이들 사업자가 스트리밍 시장 1위~3위라는 것을 감안하면 스트리밍 서비스가 미국 콘텐츠 시장을 평정했다고 말하는 것도 과언이 아니다.

[TV의 미래는 스트리밍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 73회 2021 에미상]

24개로 최대 후보작에 선정된 디즈니+의 ‘만달로리언(The Mandalorian)와 넷플릭스의 ‘크라운(The Crown)’도 스트리밍 서비스 오리지널 작품이다. 23개로 두 번째 많은 후보 부분을 낸  ‘완다비전(Wandavision)’도 마찬가지다. 디즈니의 마블 스튜디오는 만달로리온과 완다비전으로 총 47개의 후보작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슈퍼 히어로의 승리다. 이외 넷플리스의 히트작 ‘퀸스 갬빗(The Queen’s Gambit)’18개 부문, ‘브리저튼(Bridgerton)’은 12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이렇듯, 스트리밍 서비스는 2021년 에미상 후보작 리스트를 통해 ‘TV의 미래’임을 확실히 각인 시켜줬다. 스트리밍 서비스 만든 오리지널 콘텐츠는 300개 부문 후보작 리스트에 이름 올렸다. 지상파 방송과 케이블TV를 합친 숫자보다 많다. HBO(MAX)와 넷플릭스는 각각 모든 지상파 방송사들의 후보작을 합친 것보다 많은 작품이 후보작에 노미네이트 됐다.

채널이 아닌 미디어 그룹 관점에서 보면 디즈니가 단연 1위다. 디즈니와 함께 ABC, Freeform, 폭스의 FX 등 다른 채널들을 포함하면 디즈니그룹은 146개 부문에 작품을 올렸다. 여기에는 스트리밍 서비스 훌루의 오리지널 콘텐츠 25개도 포함됐다. 워너미디어를 가지고 있는 AT&T는 138개 작품이 후보작으로 결정됐다.

스튜디오별 에미상 후보작(블룸버그)

물론 에미(Emmy)상에 대한 주목도는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틱톡, 스냅챗, 인스타그램 릴스 등 소셜 미디어 서비스들의 ‘숏 폼’ 콘텐츠를 유통하고 유튜브가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이 된 이후 방송 프로그램의 인기는 하락하고 있다.

한 때 최고를 기록했던 에미상 시상식 시청률도 점점 떨어지고 있다. 올해(2021년) 오스카상 시상식은 역사적인 추락을 경험했다. ABC가 중계한 제 93회 오스카상 시상식은 985만 명이 시청해 지난 2020년 2,400만 명에 비해 급락했다. 지난 1974년 이래 최악의 성적이었으며 1998년 최고 시청률 5,520만 명에 비하면 5,000만 명 가량의 시청자가 줄었다.

하지만, 에미상의 권위까지 아직 사라진 것은 아니다. 제작사들은 80년에 가까운 상의 힘을 빌어 창작자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시청자들에게 홍보하고 있다. 그래서 에미를 받는다는 것은 스튜디오들에게는 기분 좋고 영광스러운 일이다. HBO는 (넷플릭스가 등장하기 전까지) 역대 에미상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채널이다. 지난해 팬데믹으로 행사가 온라인으로 열렸지만, ‘석세션(Succession)’이 최고 드라마상을 받았고 최근 6년 중 5번을 최고 작품은 HBO에서 나왔다. 올해도 18개 부문의 ‘Lovecraft County’와 16개 부문에 이름을 올린 드라마 ‘Mare of Easttown’이 잠재적인 수상 후보다.

특히, 얼마전 끝난 범죄 스릴러 드라마 ‘Mare of Eastown’의 주인공 케이트 윈슬렛은 여우 주연상 후보에도 올라있다. 올 봄 스트리밍 서비스를 뜨겁게 달궜던 이 드라마는 시골 형사 메이어 쉬한(Mare Sheehan)을 열연한 윈슬렛의 공을 뺄 수 없어 최고 작품(Best Limes Series)이나 여우 주연상 둘 중 하나는 최소 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녀는 시골에서 연쇄 실종 사건과 살인 사건을 조사하면서 이를 둘러싼 숨겨진 진실과 추악한 인간들의 뒷모습을 발견하는 역할을 완벽히 소화했다.

이와 함께 에미상을 수상한 작품들은 이후 시청률이나 흥행 성적에서도 나쁘지 않았다. 특히, 수상 전후로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도 높았다. 패럿 애널리스틱스의 분석에 따르면 에미상에서 5개 이상 노미네이트 된 작품의 미국인 오디언스들의 수요는 지난 5년 간 65.5%가 증가했다.

이 분석 데이터는 에미상을 받는 것이 흥행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패럿은 “’왕좌의게임(Game of Thrones)’이나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와 같은 에미상에서 최고상을 받은 드라마는 최근 5년 간 고객 수요가 매년 상승했다”는 분석 결과도 냈다. 물론 에미상도 다른 시상식과 마찬가지로 수요가 아주 높은 프랜차이즈 작품보다 감독이나 작가 개인들의 인기에 집중된 장르물을 수상자로 결정했다는 한계도 있다. 예외는 ‘왕좌의 게임’ 정도다.

[HBO와 넷플릭스의 계속된 전쟁]

에미상은 스튜디오나 방송 서비스 간 경쟁도 주요 관점 포인트다. HBO가 HBO MAX로 스트리밍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HBO는 전통적인 유료 방송의 강자다. HBO는 넷플릭스의 ‘하우스 오브 카드(The House of Card)’가 등장한 이후 유료 방송 1위 자리를 두고 끊임없이 경쟁해왔다. 2019년 HBO는 13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고 넷플릭스는 118개 부문이었다. 2018년에는 넷플릭스 112개, HBO는 108개였다. 올해도 넷플릭스는 전체 1위자리를 놓쳤지만, ‘크라운’으로 가장 많은 후보작을 가진 작품 타이틀은 가지고 갔다.

이 둘 간의 싸움은 디즈니+와 애플TV+가 2019년, 피콕과 HBO MAX가 방송 시장에 들어오면서 스트리밍 vs 유료방송, 스트리밍 vs 스트리밍으로 확대된다. 앞서 언급했듯, 디즈니는 71개 부문에 노미네이션 됐는데 이 중 24개가 ‘만달로리언’, 23개가 ‘완다비전’이다. 애플 TV+의 경우 코미디 시트콤 ‘테드 라소(Ted Lasso)’의 선전에 힘입어 35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이외 디즈니의 또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 훌루는 ‘핸드메이드 테일(The Handmaid’s Tale)’ 등을 앞세워 2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고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18개 부문에 작품이 올라갔다. 그러나 NBC유니버설의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은 2개 부문에서만 자사의 프로그램을 노미네이트 했다.

이에 반해 지상파 방송사들은 고전했다. 지난해 121개에 노미네이트 됐던 지상파 방송사들은 올해 102개를 겨우 후보작에 올렸다. NBC의 작품이 가장 많이 후보작으로 올랐는데 이 중 21개는 ‘SNL’의 몫이었다. CBS는 26개를 올렸고 ABC는 23개, FOX는 7개뿐이었다. 케이블TV채널의 경우 FX는 16개, VH1 11개가 후보작으로 선정됐다. 쇼타임(Showtime)은 6개다.

에미상 5개 이상 받은 시리즈 고객 수요(패럿 애널리스트)

[마블 시리즈 드라마, 수상작 포함될까]

올해의 에미상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스타워즈’ 시리즈와 ‘마블’ 시리즈의 메인 부문 수상 여부다. 이들 시리즈 드라마의 팬 충성도는 매우 높다. 마블의 ‘완다비전’은 디즈니의 기대작이다. 이 드라마는 방영 당시, 미국에서 드라마 평균 수요에 비해 34.76배가 높은 수요를 일으켰다. 전체 드라마의 0.2%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에미상을 시상하는 텔레비전 아카데미(Television Academy)가 점점 미국 오디언스들의 수요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에미상은 전통적으로 작품 상을 받은 드라마에 연기상도 줬지만, 스트리밍 콘텐츠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 따라 이 공식을 깰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스타워즈나 마블 시리즈가 주요 부문에서 수상에 실패한다면, 에미상이 여전히 전통적인 지상파나 케이블TV 수상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올해 에미상에서 처음으로 후보에 오른 연기자는 HBO MAX의 ‘Flight Attendant’에서 열연한 케일리 코오코(Kaley Cuoco, 코미디 부문) 등 총 44명이었다. 또 현재는 서비스가 중단된 숏 폼 스트리밍 서비스 퀴비(Quibi)의 프로그램들도 후보작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퀴비의 드라마와 뉴스 등은 스트리밍 플랫폼 로쿠(Roku)가 인수했다. 퀴비는 8개 부문에 후보작을 올려 폭스 방송사보다 숫자가 더 많았다.

JTBC 한정훈 기자  news@incab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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