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 to Top
updated 2021.12.1 수 18:37
HOME 오피니언&인터뷰 케이블 살롱
한 여름 날 즐기는 클래식은 어떠세요?
공희정 콘텐츠평론가 | 승인 2021.07.23 16:53

여기를 틀어도 트로트, 저기를 틀어도 트로트. 광풍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트로트 열기는 뜨거웠습니다. 코로나의 역습 때문에 무관중 경연으로 막을 내려야했지만 <미스터 트롯>(TV조선)은 최고 시청률 35.71%라는 놀라운 기록을 만들어냈죠. 덕분에 오랜 시간 트로트의 길을 묵묵히 걸었던 가수들은 새로운 전성기를 맞았고, 숨겨진 트로트 명곡들은 역주행의 짜릿한 기쁨도 맛보았습니다.

그러나 좀 과했나 봅니다. 한 때는 채널을 돌릴 때 마다 들려오는 트로트에 온 마음을 빼앗기기도 했지만 자꾸만 심드렁해진 연인을 보는 것처럼 무덤덤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유행가라서 그럴까요? 이리저리 마음이 움직이는 것은 어쩔 수가 없더라구요. 이럴 땐 잠시 다른 음악의 세계로 가보는 것도 좋습니다. 클래식은 어떠세요? 베토벤, 바흐, 모차르트, 쇼팽 등 음악가들의 이름은 많이 들어 친숙하지만 ‘모차르트 플룻 4중주 1번 D장조 1악장 알레그로’ 또는 ‘차이코프스키 현악 4중주 1번 D장조 2악장 안단테 칸타빌레'처럼 곡 소개를 듣다보면 시작하기도 전부터 덜컥 겁이 나지만 그래도 상관없습니다. 즐기다보면 조금씩 알게 되고, 그러다 보면 잘 읽히지 않는 제품설명서 같던 클래식 음악이 조금씩 이해될 수 있을 테니까요.

클래식 음악 전문 채널은 많지 않지만 벌써 10년 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채널들이 있습니다. ‘아르떼’ 채널은 클래식 음악을 비롯해서 오페라나 순수 예술, 전통 예술 공연 등을 중계 방송함으로써 국내 공연 문화 발전과 아티스트들의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오르페오’ 채널은 ‘유니텔 클래시카’로 시작해서 ‘스팅레이 클래시카’로 이어오면서 세계적인 클래식 아티스트들의 콘서트와 유럽 최정상급 관현악단의 연주 실황, 전세계 유명 오페라와 발레 공연을 방영하고 있습니다. 국내 채널로 전환하면서 좀 더 폭넓은 음악의 세계를 새롭게 펼쳐 보이고 있지요.

처음 시작하는 클래식이라면 가볍게 시작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아르떼 라테>(아르떼)는 시청자의 사연과 신청곡으로 꾸며지는 시간입니다. 홈페이지나 유튜브 댓글, 메일 등을 통해서 신청이 가능한데요, 하루 한 곡씩 클래식 음악을 전해줍니다. 다양한 국내 공연을 지속적으로 중계방송하고 있는 채널답게 신청곡은 대부분 공연 실황이라 현장의 생생함은 덤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아르떼 풍경>(아르떼)은 음악의 배경이 된 지역의 풍경을 보면서 음악을 즐길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윌리엄텔 서곡은 퐁텐블로 궁전과 함께, 베토벤 교향곡 7번은 베네치아 두칼레 궁전과 함께 즐길 수 있으니 여행이 어려워진 코로나 시대엔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한편 <김윤경의 소소한 클래식>(오르페오)은 피아니스트 김윤경씨가 진행하는 클래식 음악토크쇼입니다. 매주 주목받는 음악가를 초대해서 그의 음악 세계와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연주도 들어보는 시간이죠. 진행자도 초대 손님도 마치 오랜 친구처럼 편안합니다.

그런가 하면 <랜선 클래식 ON>(오르페오)은 다양한 SNS를 통해서 자기만의 독특한 연주를 감성적인 영상과 함께 펼쳐보이는 음악인들의 시간입니다. 이미 SNS에서는 조회수 100만뷰가 넘어설 만큼 클래식 음악 인플루언서들인 이들은 영상 제작 과정의 숨은 이야기와 선곡한 음악이 갖고 있는 의미들을 직접 전해주기도 합니다.

1980년대만 하더라도 거리에서 음악감상실 간판을 볼 수 있었습니다. 테이블도 없는 실내에는 등받이가 높은 의자가 있었는데 오로지 음악에만 집중하기에 안성맞춤이었죠. 클래식 음악 전문 감상실이었지만 사실 음악보다는 복잡한 세상,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고민을 혼자 풀어가는 사색의 장소이기도 했습니다. 숨이 멎을 만큼 뜨거운 더위, 따라잡기 힘들만큼 빠르게 변하는 세상이지만 창이란 창은 모두 열어놓고 천천히 부채질하며 클래식 음악을 감상해 보세요.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질 것입니다.

공희정 콘텐츠평론가  news@incable.co.kr

< 저작권자 © 인사이드케이블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