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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이 장점이 되는 시대...인기 TV앵커의 선택은 '유연성'
JTBC 한정훈 기자 | 승인 2021.08.25 09:14
MSNBC 앵커 '레이첼 매도'

미국 뉴스 프로그램 중 가장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으로 꼽히는 레이첼 매도 쇼(The Rachel Maddow Show)의 진행자 레이첼 매도가 MSNBC와의 재계약에 성공했다.

한 때, 올해를 끝으로 MSNBC와 결별한다는 소문도 돌았지만, 결국 다시 한번 NBC를 택했다. 그러나 지난 13년과의 계약과는 달랐다. 미국 보도 프로그램 진행자 한 명의 재계약을 이번 칼럼을 통해 이야기하는 이유는 스트리밍 시대 우리도 생각해봐야하는 문제라는 점이다.

레이첼 매도는 8월 22일(미국 시간) MSNBC의 모회사 NBC유니버설과 다년 계약을 맺었다. 이 뉴스는 경제 매체 인사이더(Insider)가 처음으로 보도했다.

인사이더 최초 보도 기사

인사이더의 보도에 따르면 일단 보도 프로그램 진행자인 레이첼 매도는 자신의 계약을 위해 할리우드 유명 에이전트인 엔디버(Endeavor)를 내세웠다. 지난주에 나온 다수의 보도에 따르면 그녀는 지상파 방송을 떠나 자신의 디지털 미디어를 설립하는 쪽에 힘이 실려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계약에서 레이첼 매도는 방송을 진행하는 대신 자신이 콘텐츠 포맷을 스스로 실행할 수 있는 길을 택했다. 책 저술, 영화 등의 그녀의 선택에 따라 멀티 포맷으로 자신의 재능을 선보일 수 있게 된 것이다. 멀티 포맷 시대 과거 TV 시청률만 올리면 됐던 시대와는 다른 선택이다. 이는 가장 유명한 연예 기획사 WME를 보유하고 있기도 한 슈퍼 에이전트인 ‘엔데버’가 이끌어냈다. 엔데버는 그녀 이외에도 MSNBC의 유명 앵커들도 클라이언트로 다수 보유하고 있다.

에이전트 그룹 '엔데버'

사실 연예인에 가까운 미국 앵커들이 매니지먼트 회사를 통해 계약을 하는 것은 흔한 일일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계약에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는 방식이 출연료를 높여 받는 것은 물론이고 콘텐츠의 멀티 포맷을 요구했다는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스트리밍 뉴스 시대 앵커의 아이덴티티가 중심이 되는 보도 스타일도 그렇지만, 크리에이터 전성 시대, 팬들에게 더 다가가려는 셀럽들의 움직임이기도 하다. 그녀의 에이전트는 드라마 포맷 출연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변화는 NBC유니버설의 뉴스 부문 대표인 세자르 콘드(Cesar Conde) 부임 후 바뀐 것이다. 그가 맺은 가장 큰 대형 계약이기도 하다. 계약에는 엔데버의 대표인 마크 사피로(Mark Shapiro)가 직접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피로는 인사이더 인터뷰에서 "매도는 자신이 얼마를 받는 것보다 스케쥴의 유연성과 그녀의 아이디어의 확장성을 더 강조했다"고 말했다 때문에, 이제 주 5일 방송을 하지 않는 가능성도 고려 중이다. 레이첼 매도 역시 지난 2019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오래 일해도 좋지만 10년 동안 1년에 50주, 주 5일, 쉴 새 없이 일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레이첼 매도우 '빅맨'

매도는 과거에도 NBC와 몇 번의 멀티 포맷 실험을 한 바 있다. 지난 2018년 전직 부통령 '스피로 애그뉴'의 이야기를 다룬 '백맨(Bag)(팟캐스트)'를 방송했고 다큐멘터리 'Betrayal', 저서 'Blowout' 등을 낸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Creator Economy) 경제 트렌드에 맞춰 보다 더 적극적인 대내외 활동을 약속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팬과 독점 콘텐츠 제공 및 후원 등의 방식으로 교감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미국 동부 시간 저녁 9시에 방송되는 '레이첼 매도 쇼'는 지난 2008년 9월 런칭 이후 MSNBC에서 가장 성공한 보도 프로그램으로 불린다. 2021년 2분기 기준, 이 프로그램은 평균 260만 명의 시청자를 끌어 모아 1위인 폭스 채널의 '해니티(Hannity)'에 이어 2위였다.

레이첼 매도 쇼

고무적인 것은 CNN의 '쿠오모 프라임타임(Cuomo Prime Time)'을 앞섰다는 것이다. 그녀는 MSNBC 앵커들 중에서도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위는 로렌스 오도넬(Lawrence O'Donnell)로 평균 시청자 150만 명으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주제에 집중하는 공격적 질문 스타일에 팬들은 상당히 열광했다. 그녀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조카 매리 트럼프(Mary Trump)와 인터뷰를 하기도 했는데 당시 기록적인 시청자 수 ‘520만 명’을 확보한 바 있다.

레이첼 매도 - 매리 트럼프

이를 위해 매도는 매일 저녁, 본인의 프로그램을 위한 사전 자료 준비와 제작에 엄청난 시간을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레이첼 매도'쇼는 NBC에 수익도 많이 안겨줬다. 시청률 조사 기관 '칸타'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거의 6,620만 달러(776억 원)의 광고 매출을 올렸다. 2019년 6,920만 달러에 비해 떨어졌지만, 팬데믹 속 달성한 결과라 큰 의미가 있다. 광고주들도 P&G, 타이드(Tide), 마즈다(Mazda) 등 대형 기업이 포진돼 있다.

아직 한국 보도 프로그램에선 레이첼 매도처럼 계약을 하는 앵커도, 이런 개방 시스템을 도입하는 경우도 드물다. 물론 보도채널이나 종합편성채널이 보도 시사 프로그램이 앵커를 계약직으로 채용하지만, NBC의 사례처럼 그 퍼스널리티를 이용해 다양한 포맷을 만들어내는 방송사는 찾기 힘들다.

그러나 스트리밍과 크리에이터 경제 시대, 크리에이터를 활용한 멀티 포맷은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강한 결속력과 한 목소리를 원했던 방송사의 보도 프로그램도 변신이 불가피하다. 진행자나 프로듀서의 매력을 더 표출하며 팬들을 끌어 모을 필요가 없다.

지금은 다름을 숨길 필요가 없는 시대다.

JTBC 한정훈 기자  news@incab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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