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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친구들의 흥미로운 한식 원정기MBC every1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빌푸네 밥상>
공희정 콘텐츠평론가 | 승인 2021.08.30 14:07

‘빌푸네 밥상’, 꽤나 익숙한 느낌이죠? 스페인과 발리에서 한국 음식의 멋과 맛을 선보였던 <윤식당>(tvN)이나 강호동을 비롯한 <신서유기> 멤버들이 도전했던 <강식당>(tvN)처럼 ‘한정판 식당’ 이름 입니다. 빌푸라는 명칭을 보니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MBC every1)에서 만났던 핀란드 청년들이 떠오릅니다. 4년 전,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 페트리를 찾아 먼 길 달려왔던 친구들이죠.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한국의 모든 것에 흥미진진한 관심을 보였던 이십대의 그들은 이제 삼십대가 되었고, 빌푸는 그사이에 한국 여인과 결혼까지 했습니다. 그 핀란드 친구들이 돌아왔습니다. 코로나로 여행길이 자유롭지 못한 시절이다 보니 반가움은 더 컸습니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특집편으로 제작된 ‘빌푸네 밥상’은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 빌푸와 그 친구들인 빌레, 사미, 페트리의 한식 원정기입니다. 언젠가는 핀란드에서 한식당을 해보겠다는 꿈을 갖고 있는 이들 4인방은 한국에 오기 전부터 한식에 대해 연구하고 자신만의 레시피를 만들어냈습니다. ‘넉 달 동안의 준비와 나흘동안의 영업’을 위한 ‘빌푸네 밥상’ 프로젝트는 2주간의 자가 격리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인천공항에 내리자마자 격리가 시작된 이들은 무료하고 갑갑한 시간이었지만 한국어 공부를 하고, 레시피를 다듬고, 체력을 단련해 나갔습니다. 이 또한 시대 풍경으로 오래 기억되겠지요?

격리가 해제되고 페트리를 만나 완전체가 된 이들은 베이스 캠프를 정하고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식당은 뭐니뭐니해도 음식이 맛있어야지요. 각자 자신만의 레시피를 준비해오긴 했지만 보강할 점과 식당 운영에 대한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끊임없이 발품을 팔았습니다. 신당동 떡볶이, 북촌 한정식, 순대 타운, 대구 찜갈비 등. 짧은 한국말을 더듬거리며 맛의 핵심을 배우고자 했습니다. 이들은 친구들을 초대해서 시식회도 가졌는데요, 고민하며 노력한 만큼 맛있다는 칭찬이 이어지자 얼굴엔 웃음꽃이 피어올랐습니다. 그런데, 이들의 음식을 총점검해준 유현수 쉐프는 달랐습니다. 비록 이벤트성 프로젝트이지만 손님에게 내놓는 음식은 완벽해야 하고, 서빙은 빈틈이 없어야 하기에 그의 지적은 날카로웠습니다. 김치까지 직접 담그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갖고 있던 이들의 얼굴은 굳어질 수 밖에 없었죠. 하지만 그것이 약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쉐프의 조언 뿐 만 아니라 맛집 사장님들이 알려주신 비법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이들의 하루는 짧기만 했습니다.

드디어 ‘빌푸네 식당’ 이 열리는 날, 사미는 에피타이저로 나갈 김치 호밀빵을, 빌레는 핀란드 쨈인 링곤베리쨈과 의외의 조화를 이뤄낸 순대를, 빌푸는 매콤한 맛이 일품인 찜갈비를 책임졌고, 한국말에 능숙한 페트리는 주문과 서빙 등 홀 업무를 총괄했습니다. 사전 예약이 3만명을 넘었을 만큼 화제를 불러온 ‘빌푸네 밥상’, 이곳을 찾아온 손님들은 이들의 음식을 아주 맛나게 먹었고, 한국을 오래 기억해 달라며 각종 선물들을 바리바리 싸와 안겨주기도 했습니다. 서로의 진심을 알아주는 순간, 오가는 정은 참 따뜻했습니다. 물론 ‘빌푸네 밥상’을 운영하는 동안 그릇을 깨트리기도 하고, 손님 앞에서 음식을 엎기도 하고 심지어 부상을 입기도 했지만 이들은 끝까지 자신들에게 주어진 임무를 완수해 냈습니다.

‘빌푸네 밥상’은 올 봄에 촬영되었는데요, 빌푸와 친구들에게 2021년의 봄은 코로나 보다 더 크게 ‘대한민국’이 자리 잡았을 것입니다. 한식이나 방송과는 전혀 관련 없었던 이들이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실패할 수 있다는 두려움 사이를 오가며 멋지게 마무리한 이 프로젝트는 한 마음 한 뜻으로 밥상을 차려낸 친구들이 있어 가능했고, 수많은 조력자들의 조언에 진심으로 귀 기우렸기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언젠가 핀란드 한식당에서 빌푸와 친구들의 음식을 맛있게 먹을 것을 생각하니 시대의 갑갑함도 견딜만 합니다. 

공희정 콘텐츠평론가  news@incab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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