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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 시대, 저작권 보호의 바람직한 방향은로캐스트 판결을 중심으로
JTBC 한정훈 기자 | 승인 2021.09.16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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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각 지역 지상파 방송을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에 무료 재전송하면서 인기를 끌었던 로캐스트(Locast)가 법원의 판결과 사업 중단 위기에 몰렸다. 10년 전 유사한 사업 모델을 도입했지만 미국 지상파 방송사들의 저작권 침해 소송으로 결국 사업을 접었던 아에레오(Aereo)의 운명과 같을 수도 있다. 아에레오는 미국 각 지역 지상파 방송을 단순 중계하는 사이트였다.

로캐스트 서비스

미국 뉴욕 연방 법원(New York federal court)은 지난 8월 31일(미국 시간) FOX 등 미국 지상파 방송과 분쟁을 겪고 있던 로캐스트와 관련 ‘무료 비영리 단체’의 지상파 콘텐츠 사용이 저작권 침해(copyright infringement)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 회사의 주장을 기각했다. 로캐스트가 비용 지불 없이 콘텐츠를 무단 재전송했다는 지상파 방송사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한 것이다.

[반복되는 기부 사실상의 유료 서비스]

뉴욕 남부 지법 판사 루이스 스탠튼(Louis Stanton)은 판결문에서 “약식 판결로 인해 이 소송의 원고(방송사들)의 의견이 받아들인다. 피고들(로캐스트 등)의 즉결 판결은 기각한다”고 밝혔다. 미국 4대 지상파 방송 ABC, CBS, FOX, NBC 등은 로캐스트를 저작권 침해 혐의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로캐스트는 지역 방송사들의 방송을 수신해 광고를 붙여 지역 주민들에게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공급한다.

그들은 공식적으로는 이용료를 받지 않으며 매달 5달러 정도를 기부 받는다. 로캐스트는 미국 저작권법의 맹점을 활용한 서비스다. 비영리 목적으로 지상파 방송을 중계하는 행위에 대한 저작권 면제 조항이다.

locast donate

쟁점은 매달 기부 받는 형식이 ‘사실상 유료화’인지에 대한 판단 여부다. 만약 유료화라는 판결이 나오면 로캐스트는 저작권법 위반에 해당한다. 미국 법률은 비영리 단체이거나 무료 기구의 경우 지상파 방송의 단순 재전송을 공익을 위해 허용하고 있다. 로캐스트는 “우리는 모든 미국인이 지역 방송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라며 “주로 경제적이나 기술적인 이유로 지역 방송을 보지 못하는 이들이 고객”이라고 강조했다.

법원 "로캐스트는 무료+유료 프리미엄(Freemium)"

그러나 스탠톤 판사는 “요금 징수가 단순히 자선을 위해 반복되는 기부 선물”이라는 로캐스트의 생각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또 "로캐스트는 5달러를 기부하지 않는 고객들은 매 15분 마다 서비스가 중단된다”고 언급했다. 사실상 이 서비스는 다시 말해, 그것은 프리미엄(freemium)이라고 설명했다. 무료+유료 서비스라는 이야기다.

특히, 법원은 로캐스트가 이용자들로부터 받은 수익금(기부)를, 서비스를 다른 도시로 확장하는데 사용했다는데 주목했다. 이 조치가 저작권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현행 저작권법은 비영리단체가 서비스를 유지 및 운영하기 위한 실제적이고 합리적인 비용(the actual and reasonable Cost)을 회수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비용을 다른 지역을 고객 확장을 위해 사용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법원은 봤다. 현재 로캐스트는 미국 36개 방송 권역에 인구의 절반(55%)이 넘는 이들에게 서비스되고 있다.

[방송사들, 저작권 침해 인정 환영]

원고인 방송사들은 연방 법원이 저작권 침해를 인정한 것에 대해 일제히 환영했다. 원고측 대리인 거슨 즈위파흐(Gerson Zweifach)는 “연방 법원의 판단은 저작권법의 승리”라며 “로캐스트가 연방법을 위반해 TV 콘텐츠의 저작권을 불법적으로 침해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제 방송사와 협력사들이 제작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로캐스트의 저작권 침해를 막기 위한 영구적인 가처분 신청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로캐스트는 반발했다. 로캐스트의 변호인 데이비드 호스프(R. David Hosp)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오늘 판결에 대해 상당히 실망했다. 그리고 이번 결론과 이유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우리의 클라이언트(로캐스트)는 이번 판결을 평가하고 다음 단계를 구체화하며 고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캐스트는 “우리 서비스의 미국 내 가입자는 300만 명이 넘는다. 주로 지역적이나 경제적인 이유로 지상파방송사들의 방송을 직접 수신(the over-the-air broadcasts)할 수 없는 이들에게 방송을 전달한다“며 “로캐스트는 모든 미국인들에게 무료 보편적인 TV방송을 공급한다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특히, “케이블TV 등 유료 방송을 볼 수 없는 고객들에게나 안테나로 지역 채널을 볼 수 없는 고객에게 양질의 방송을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EFF

이와 함께 시민들이 디지털 이용 권리를 위해 싸우는 시민단체인 미국 일렉트릭 프런티어 파운데이션(the Electronic Frontier Foundation)도 법원의 결정을 비판했다. EFF는 “우리는 로캐스트에 저작권 침해 혐의를 씌운 법원에 반대한다”며 “법원은 저작권법을 너무 좁게 해석했다”고 설명했다. 또 “미 하원은 모든 미국인들이 지역 방송에 접근하기 위해서 비영리 재전송(nonprofit retransmission)에 대해 저작권 면제를 허용한다.”며 “로캐스트는 이런 접근 권한이 확장”이라고 덧붙였다.

[사업 중단 로스트 향후 전망은]

법원 판결 이후 로캐스트는 보도자료를 내고 ‘자신들은 비영리 단체’이며 ‘방송의 어떠한 변용도 없기 때문에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판결이 글로벌 팬데믹이나 전례없는 자연 재해가 발생할 때 지역 뉴스와 절대 필요 정보에 대한 접근을 위협할 것”이라며“ 저작권 법 인정은 시민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방송사들의 특권은 인정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로캐스트는 가처분 신청 및 손해 배상 청구를 우려해 서비스를 잠시 중단한 상태다. 로캐스트는 가입자들에게도 서한을 보내 “동의할 수 없지만, 법률 때문에 사업을 잠시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로캐스트 사업 중단을 알리는 공고

뉴욕타임스는 로캐스트는 저작권의 본질에 대한 ‘저돌적인 도전’이었다고 평가했다. 로캐스트는 이 개념에 착안해 저작권을 우회하는 플랫폼을 만든 워싱턴 변호사 데이비드 굿프렌드(David Goodfriend)가 시작했다. 지난 2019년 굿프렌드는 지난 2019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TV는 무료여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냐”고 묻기도 했다.

현재 미국 지상파 방송사(NBC, CBS, ABC, Fox)들은 무료 보편적인 서비스라는 인식으로 주파수 사용 대가를 내지 않는다. 그러나 방송사들은 케이블TV나 위성방송을 사업자를 통해 (자신들의 방송을 보는 조건으로) 콘텐츠 재전송료(retransmission consent fees)를 이용자들로부터 받아낸다. 미국의 경우 재전송료는 매달 평균 12달러 정도다. 미국 지상파 방송사들이 1년에 거둬들이는 재전송료는 수십억 달러에 달한다.

쉽지 않은 로캐스트의 항소 여정

로캐스트는 이번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준비하고 있다. 사이트 폐쇄에서도 볼 수 있듯 앞으로 전망은 밝지 않다. ‘5달러의 기부가 스트리밍 서비스 요금이 아니라는 것을 법원에 다시 입증해야 하며 공익에 부합하는 행동이라는 무형의 이득을 설득’해야 한다.

특히, 9년 전 지역 로컬 방송사들의 방송을 공중 수신해 별도 스트리밍 서비스 묵음 상품(번들)로 구성해 제공했던 아에레오(Aereo)도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저작권 침해 판결 후 사업을 접은 바 있다. 굿프렌드는 “로캐스트는 지역 방송을 보길 원하는 지역 주민들을 위한 공공의 서비스”라며 “수백만의 고객들은 로캐스트가 필요하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로캐스트의 항소심은 제2 순회 항소법원(the Second Circuit Court of Appeals) 3심 재판부가 심리한다. 만약 결정이 번복될 경우 유사한 방식의 다른 서비스에도 청사진을 제공할 수 있다. 물론 반대라면 로캐스트는 사업을 접어야 한다.

로캐스트 소송에 반대하는 시청자

저작권법 전문가인 제시카 리트먼(Jessica Litman) 미시간주립대 법대 교수는 패스트컴퍼니(FASTCOMPANY)와의 인터뷰에서 “사이트를 즉각 중단시키기로 한 로캐스트의 결정은 아마 비용 때문이었을 것”이라며 “로캐스트가 추가 소송을 진행하면서 사이트를 계속 운영했다면 가처분 소송(중단)을 당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코드커터들의 방황]

로캐스트를 통해 지상파 방송을 수신하는 인구는 미국에서 320만 만 명 정도 된다. 특정 지역에 살고 있는 고객들은 로캐스트 웹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하면 해당 지역의 로컬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식이다. 로캐스트는 기부와 광고 등의 방식으로 지난해 430만 달러(5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용 고객 중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5만 여명은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 받고 있다.

로캐스트의 사업 중단은 실제 비용 등의 문제로 그동안 지상파 TV를 스트리밍으로 봤던 코드 커터(Cord-Cutter)들에게는 치명타다. 케이시 켈리스(Cathy Gellis)라는 시청자는 트위터를 통해 “방송사들이 로캐스트를 고소한 것은 미친 짓”이라며 “난 로캐스트를 통해서만 지역 지상파를 보고 있다. (로캐스트가 없다면) 내가 방송을 앞으로 볼 수 없다는 이야기는 지상파 방송사 광고주들에게도 충격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스트리밍 시대, 저작권 보호와 저작권 활용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한 또 다른 지적이 나온다.

[로캐스트 사업 중단 스트리밍 서비스에 영향]

이번 결정은 로캐스트의 경쟁사인 실시간 채널을 포함하는 스트리밍 서비스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현재 미국에서 실시간 TV채널(지역 채널 포함)을 포함하는 스트리밍 서비스 종류는 크게 3개다. 첫 번째는 케이블TV의 채널들을 애플리케이션이나 인터넷을 통해 제공하는 스트리밍인 가상 유료방송사업자(VMVPD). 유튜브TV(Youtube TV)와 훌루+라이브TV, 후보TV(Fubo TV) 등이다. 이들 서비스는 케이블TV에 비해 싼 가격(월 65달러)을 앞세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local BTV

두 번째는 지상파 채널을 보유하고 있는 미디어그룹의 스트리밍 서비스다. 파라마운트+(Paramount+, 바이어컴CBS), 피콕(Peacock, NBC유니버설) 등이다. 광고 포함 여부에 따라 무료, 월 5~10달러 정도로 제공된다.

세번째는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FAST)다. 현재 이들 서비스는 지역 채널, 뉴스 채널 등을 포함해 200~300개 채널을 제공하고 있다. 플루토TV(Pluto TV), NewsOn, Vuit, Stirr, LocalBTV 등이 대표적이다.

실시간 TV채널 포함 스트리밍 서비스

이제 로캐스트의 판결이 확정되면 미국 방송 시장 상황이 바뀔 수 있다. 로캐스트가 없는 틈을 타 경쟁 서비스가 점유율을 확대할 수도 있다. 특히, 로캐스트와 유사한 사업모델을 갖고 있지만 채널과 협상해 무료 공개 저작권을 허용하는 채널만 서비스하는 로컬BTV(Local BTV) 점유율이 높아질 수도 있다.

또 주요 메이저 지상파 채널들을 편성하기 위해선 별도 저작권료를 줘야 하는 만큼, 사업자 별로 제공하는 채널들이 크게 달라질 수도 있다. 게다가 상승하는 저작권료를 감당하지 못해 저렴한 별 볼 것이 없는 무료 채널들을 제공한다면 지역 채널을 보기 위해 케이블TV서비스로 다시 회귀하는 구독자도 생겨날 수 있다.

한편, 지난 2019년 미국 4대 지상파 방송은 연합해 로캐스트를 저작권 침해 혐의로 고소했다. 이에 대응해 로캐스트(Locast)도 4대 방송사들이 담합해 비영리 단체의 사업을 억압하고 있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JTBC 한정훈 기자  news@incab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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