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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슨에 대항하는 미디어 기업들의 전선
JTBC 한정훈 기자 | 승인 2021.10.27 11:10

미디어 가치 측정 기업 비디오AMP(VideoAmp)가 지난 10월 21일 시리즈 ‘F’ 투자 시리즈에서 2억7,500만 달러를 모았다. 최근, 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시청률 측정 기관 닐슨(Nielsen)의 데이터에 대해 미디어 기업이 불신이 쌓여 있는 가운데 나온 결과여서 주목된다.

Video Amp

NBC유니버설, 바이어컴 CBS 등 미국 일부 미디어 기업들은 지난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이후 닐슨이 TV시청률 측정 패널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옥외 시청도 잘 반영하지 못해 시청률에 손해를 봤다며 닐슨을 대체할 ‘미디어 가치 산정’ 회사를 찾고 있다.

스푸러스 하우스 파트너십(Spruce House Partnership)이 주도한 이 투자 라운드에서 비디오AMP는 14억 달러(1조 6,400억 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 받았다. WSJ(월스트리트저널)은 이는 지난 2019년 5,000만 달러 투자 유치 이후 2억 달러 정도로 추산됐던 기업 가치와 비교하면 급격한 상승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투자 라운드 참여 기업들은 D1 Capital Partners LP, Tiger Global Management LLC, EPIQ Capital Group, Ankona Capital Partners 등이다. 이들은 비디오AMP의 지분 17% 정도를 보유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초기 투자 기업들이 지분을 매각할 경우 비율은 달라질 수 있다.

[광고 테크 기업, 닐슨을 넘보다]

비디오 Amp(VideoAmp)은 미국 LA지역에 위치한 광고 테크 스타트업이다. 광고주들이 타깃 층을 설정하고 TV와 모바일 기기 등의 플랫폼에 나간 광고 효과를 측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 최근 스마트TV 이용자 증가에 따라 측정 패널과 효과도 높아지고 있는데 최근 투자 라운드의 호황은 기업의 미래를 더욱 밝게 한다.

로스 맥크래이 (Video Amp 공동창업주) /  Beet TV

회사 공동창업주이자 CEO인 로스 맥크래이(Ross McCray)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비디오Amp는 기업들에게 최근 미국 시청자인증위원회(MRC)의 인증 실패 등 불신이 높아지고 있는 닐슨의 측정 도구를 대체할 명분과 가능성을 준다”며 “닐슨을 대체할 향후 3년의 계획을 1년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광고주와 미디어가 목표를 설정하고 광고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구조를 언급하며 "생태계가 대안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MRC(Media Rating Council)는 미국에서 1960년대 시청률 검증을 위해 조직된 기구다. 지난해 기준 155개사가 회원으로 가입돼있다.

MRC (Media Rating Council)

비디오Amp는 광고 구매자(기업)들에게 미디어 플래닝(미디어 포토폴리오), 측정 소프트웨어와 툴 등을 제공해왔다. 스마트TV가 늘어남에 따라 기술에 대한 투자를 더 늘리고 있다. 미디어 서비스 제공 사업(데이터 등)을 강화하기 위해 175명이던 인력을 300명으로 늘렸다. 또 앞으로 영업과 엔지니어링 분야 직원 수백 명을 더 충원할 계획이다.

닐슨은 100여 년 동안 미디어 가치 측정(media measurement)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군림해왔다. 미디어들과 TV광고 구매자(기업들)은 닐슨이 제공한 상업 시청률에 의존해왔다. 회사의 광고 등급에 따라 특정 수의 18-49세 남성에게 도달하는 등의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거래를 해왔다.

닐슨

그러나 TV시청 트렌트가 실시간에 스트리밍으로 넘어가고 있는 가운데 닐슨의 전통적인 TV패널의 정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급기야 최근 미국 업계 시청률 인증 기구(suspended by the Media Rating Council)가 지난 9월 닐슨의 시청률 인증을 보류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이에 닐슨도 실시간과 스트리밍 TV시청자수를 합친 통합 시청률(Nielsen One)’을 런칭했지만 실제 적용은 2022년 말이나 되어야 가능할 정도로 느리다. 광고주들도 이제 실시간 TV보다는 디지털 콘텐츠에 광고를 보다 많이 집행하고 있다.

실시간 및 디지털 비디오 광고 전망 (WSJ)

현재 완벽한 대안을 가지지 못한 미디어 기업들과 광고주들은 닐슨과 계속 협력하고 있지만, 스트링 서비스로의 전환은 새로운 측정 방법을 요구하고 있다.

NBC유니버설의 지난 9월 닐슨이 아닌 다른 시청률 조사 회사와의 계약을 위해 입찰에 나섰고 바이어컴CBS(ViacomCBS)도 10월 초 비디오Amp(VideoAmp)와 새로운 협력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벤 스타인(Ben Stein) 스프루스하우스 매니징 파트너(managing partner of Spruce House)는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시장의 규모와 오늘날 이용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감안할 때 미디어 측정과 통화의 현 상태가 깨지고 진화가 필요하다는 것은 분명했다"고 말했다. 이외 디스커버리도 새로운 대안을 찾고 있다.

[NBC유니버설, 새로운 오디언스를 측정하는 실험 돌입]

닐슨을 대체할 새로운 미디어 가치 측정 시스템을 찾고 있는 NBC유니버설이 이를 실험할 광고주 파트너를 모색하고 나섰다. TV와 다른 경로로 드라마나 광고를 보는 시청자를 모두 찾기 위한 실험이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NBC유니버설은 유통 업체 타깃(Target), 포드 자동차(Ford Motor) 등 현재 80여개 기업이 참여하는 ‘새로운 포럼’을 발족하고 이들에게 새로운 시청률 측정 기술을 소개하고 데이터도 공개할 계획이다. NBC유니버설의 광고&협력 부문 대표인 켈리 아브카리안(Kelley Abcarian)은 인터뷰에서 “시청률 측정은 팀 스포츠”라고 언급했다.

미국에서 시청률 기준이 변경된 것은 마지막으로 2006~2007년 사이인데 이 역시 몇 몇 기업과 미디어, 광고주들이 함께 힘을 합쳐 관철해 냈다는 이야기다. 시청률 기준을 바꾸기 위해선 기업들의 지지를 얻어내는 것이 필수다. 현재 많은 광고주들이 그들이 NBCU, 워너미디어, 디즈니 등으로부터 구매한 광고를 누가 시청하는 지를 측정하는 새로운 도구가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하지만, 혼자의 도전은 우려하고 있다.

닐슨 새로운 로고

이에 NBC유니버설의 새로운 ‘가치 측정 혁신 포럼(Measurement Innovation Forum)’은 WPP, 옴니콤와 같은 광고 구매 대행사와 전미광고주협회(the Association of National Advertisers), 광고 연구 재단(Advertising Research Foundation), 그리고 덴스 360i와 같은 광고 에이전시도 참여해 다양한 방법을 논의한다. 특히, 오디언스들의 시청 습관이 빠르게 변하고 있어 지난 9월 인증이 보류된 닐슨의 대안 찾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닐슨의 리브랜딩 ‘혁신을 위한 정진’]

사면 초가에 몰린 닐슨도 업계의 신뢰를 얻기 위해 변신에 노력하고 있다. 닐슨은 지난 10월 18일 뉴욕 광고주간(Advertising Week in New York)에 맞춰 새로운 로고를 공개했다. 올해 행사는 많은 미디어와 테크기업이 참가한 가운데 하이브리드 행사로 진행됐다. 닐슨은 로고 변경에 대해  “문화의 변화와 미디어의 글로벌 미래에 초점(transformation of its culture and a redefined strategy focused solely on the global future of media)을 맞췄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닐슨은 일부 사업부를 매각하고 앞으로 시청률 측정(measurement), 오디언스 행동 변화(audience outcomes), 콘텐츠 서비스(content services)에 집중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또 TV시청 트렌드를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크로스 미디어 시청률 측정 솔루션 ‘닐슨원(Nielsen One)’을 2022년 말 내놓는겠다고 공개했다.

Nielsen One

앞서 언급했듯 닐슨은 팬데믹 기간과 2021년 초 이 영향이 조금 줄어든 시기, 시청률 측정과 관련해 방송 업계와 갈등을 빚고 있다. 닐슨은 팬데믹 기간 제대로된 현장 방문을 하지 못했는데 이는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한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MRC는 닐슨의 자료 인증을 보류했고 결국 닐슨  CEO데이비드 케니(David Kenny)는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닐슨의 제이미 몰다프스키(Jamie Moldafsky) 닐슨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임원은 “우리의 비즈니는 최근 몇 년 간 너무 빨리 변한 반면, 회사에 대한 인식이 같은 속도로 진화하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해졌다"며 "이번 리브랜딩은 전 세계 시청자와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최첨단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도 같은 문제]

콘텐츠 시청률 왜곡 문제는 한국도 마찬가지다. 지난 10월 16일 한국언론학회가 주관한 ‘현행 시청률 조사의 한계와 시청행태 변화에 따른 대안 모색’ 세미나에서도 현행 패널 중심 조사가 스트리밍 시청 트렌드를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발제를 맡은 성윤택 코바코(KOBACO) 박사는 "시청 기록이 있지만 시청률 0%가 나오는 사례가 있다"며 "기존 시청률 조사 방식이 한계에 봉착해 있다"고 밝혔다.

현행 시청률 조사의 한계와 시청행태 변화에 따른 대안 모색 / 한국언론학회

현행 한국 시청률 조사는 표본조사의 형식이다. 국내 시청률 데이터의 조사 및 제공은 AGB 닐슨에서 95% 이상을 점유해 사실상 독점한다. 시청률 조사 참여 표본 가구를 말하는 ‘패널’은 각 플랫폼, 지역, 연령, 성별 등을 대표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모집단 비율에 비교해 케이블TV 패널 비율은 현저히 적고, 반면 IPTV 패널 비율은 과도하게 많다는 지적도 있다.

가중치를 줘 해결하는 방법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스마트TV나 케이블TV사업자 등과 협의해 조사 방법을 디지털로 바꿔야 한다. 콘텐츠 가치 측정은 미디어 기업의 수익과 직결되는 문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준이나 표준 문제는 정부 당국이 별도 조직(K-MRC 등)을 만들어거나 개입 없이는 사실상 실행이 불가능하다.

JTBC 한정훈 기자  news@incab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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