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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동적 '미드' 시청자 위한 편성전략은...[인터뷰] FOX 채널 정재용 국장
SBS E! 김재윤 선임 기자 | 승인 2013.04.08 11:38

   
 
‘전격 Z 작전’, ‘에어울프’, ‘맥가이버’, ‘V’…
보고 즐길 거리가 많지 않았던 80년대, 시청자들은 TV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주말특선외화’를 보며 열광했다.

그 후 20년 뒤, 시청자들은 ‘석호필’, ‘그리섬 반장’, ‘뉴요커’들을 보며 다시 열광했다.

위의 단어들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미드’를 통해 등장한 핫 키워드라는 점이다. ‘미드’는 안방극장의 일시적인 트렌드를 넘어 이제 하나의 독자적인 방송 영역으로 자리매김했다.

‘미드’라는 말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지 10년. 국내 최초로 미드 채널을 론칭한 장본인이자 최근 미드 열풍을 재점화 하고 있는 FOX 채널 정재용 국장을 만나 미드의 오늘과 내일을 들어봤다.

넓이보다는 깊이, 터닝 포인트 맞은 미드시장

2000년대 초반, 지상파 채널의 전유물이었던 미드는 서서히 바람몰이를 시작하며 케이블 채널들로 영역을 확장했다. 그리고 국내 드라마에서 다루지 못한 참신한 소재와 스피디한 스토리 전개 등에 매료된 미드 마니아층이 생기면서 미드 전문 채널도 등장했다.

대표적인 채널이 바로 티캐스트에서 론칭한 미드 전문 채널 FOX. 지난 2006년 FOX가 개국하면서 국내 미드 시장에서의 전쟁도 더욱 치열해졌다. 미드 채널이 잇따라 론칭하는가 하면, 케이블 영화 채널들도 주요 미드를 공격적으로 편성했다.

정재용 국장은 “지상파 유명 미드를 좇기 보다는 미국시장에서 검증된 새 미드들을 중심으로 수급했다”며 “특히, 국내 시청자들만이 가지고 있는 성향을 잘 파악하는 게 중요했다”고 밝혔다.

그는 “성격 급한 시청자들이 많은 만큼 한 편에서 기승전결을 다 보여주는 작품들을 선별해 팬덤을 키워나갔다”며 “한 번에 몰아보기를 원하는 팬들을 위해 연속방송 등 특별 편성 전략도 마련했는데 이게 주효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2010년대 미드 시장에는 또 다른 터닝 포인트가 찾아왔다. 미드에 자극받은 국내 드라마들의 반격이 시작된 것.

국내드라마들도 ‘막장’ 코드를 벗고 참신한 소재와 독특한 스토리 전개, 그리고 세련된 영상미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미드에 매료되었던 시청자들도 차츰 이탈하기 시작했다.

정 국장은 “한국만큼 자국 드라마가 초강세를 보이는 나라도 드물다. 국내드라마 시장이 확대되고 발전하면서 팬덤의 이동도 있었다”며 “대신 자신의 입맛에 맞는 미드를 선택적으로 시청하는 패턴이 늘었다. 그 분들의 충성도는 오히려 전보다 더욱 깊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미드의 파이를 키우고 영역을 넓혔다면 이젠 그걸 공고히 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그래서 FOX 채널은 슬로건도 ‘미드의 본좌’에서 ‘월드 베스트 드라마 채널’로 바꿨다”고 분석했다.

   
 
‘미국’을 떠난 미드, 결과는?

정재용 국장이 생각하는 향후 미드 시장의 키워드는 ‘다양성’이다. 범죄수사물, 법정드라마가 여전히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판타지나 좀비물도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미드 장르의 다각화는 향후 미드 시장에 가장 중요한 요소다.

아울러, 미국드라마 뿐만 아니라 영어권 국가에서 제작하는 드라마들이 전진 배치된 것도 눈여겨 볼만하다.

FOX 채널의 경우에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젊은 시절을 그린 ‘다빈치 디몬스’, ‘레옹’의 주인공 장 르노가 주연을 맡은 ‘JO’, 스웨덴/덴마크 인기드라마 ‘Bron’의 미국판 드라마로 미국과 멕시코 사이의 국경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사건을 다룬 ‘더 브릿지’ 등을 차례로 선보인다.

정재용 국장은 “‘미드’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치는 여전히 높다. 한국드라마가 보여줄 수 없는 것, 다루지 못한 것을 보여주면서도 식상하지 않기를 원한다”며 “향후 미국이 아닌 유럽을 배경으로 한 미드나 멕시코 독일 호주 등 타 국가 배우들이 출연한 작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아울러 ‘전격 Z 작전’, ‘맥가이버’ 등을 보고 자란 미드 1세대들을 위한 레트로 블록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다양성과 함께 향후 미드 시장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것은 ‘동시방영’이다. 최근 FOX 채널을 중심으로 미드 전문 채널들은 신작들을 미국과 동시에 방영하거나, 아예 신작 미드를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방영하고 있다.

정 국장은 “미드 시청자들의 주요 특징 중에 하나는 ‘능동적 시청자’라는 점이다. 스스로 찾아보는 만큼 신작들에 대한 발빠른 방송도 중요하다”며 “특히, 불법 다운로드 시장이 여전히 활성화 되어있는 만큼 다운로드 시장에 신작들이 퍼지기 전에 방송하는 게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키트’, ‘석호필’ ,‘CSI’를 넘어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는 국내 미드 시장. 정재용 국장은 그동안 쌓아 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퀄러티 높은 자체제작 드라마를 선보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한국드라마는 휴먼스토리 잘 끄집어내는 것 같다. 사람에 대한 여러 감정 묘사를 잘 하면서 국내는 물론 아시아권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며 “향후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보편적으로 통할 수 있는 소재를 바탕으로 한국만의 독특한 정서를 덧입힌 작품을 선보이고 싶다”고 전했다.

※ 이 글은 2013년 4월 8일자 SBS E! 뉴스에 게재된 내용이며, 저작권자의 허가를 얻어 게재합니다.

SBS E! 김재윤 선임 기자  jsam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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