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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뉴스 전성 시대
JTBC 한정훈 기자 | 승인 2021.12.30 10:06

미국 방송 시장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들의 변화를 통해 우리의 현실과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다. 지난 6년 간 미국 케이블TV 지형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구독자가 줄어든 것과 동시에 이들이 즐기는 콘텐츠도 매우 협소해졌다. CNN이나 폭스 뉴스, MSNBC 등 미국 보도채널들의 정치 뉴스나 의견 프로그램(opinion programming)이 미국 케이블TV에서 인기 상위 5,000개 프로그램 중 83%를 차지했다. 이는 버라이어티가 지난 2021년 1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실시간과 같은 날 총 시청자수를 분석한 결과다.

장르별 총 5000개 프로그램 점유율

지난 2016년 정치 뉴스가 겨우 57%의 점유율을 가졌던 것에 비하면 거의 30% 포인트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물론 이런 정치 뉴스의 홍수는 트럼프 미국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당수 오디언스를 끌어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10 상위 5,000개 프로그램 시청자 수(전체)

케이블TV 뉴스의 전성 시대가 된 것이다. 케이블TV 뉴스 채널의 지배는 케이블TV가 더 이상 균형적인 방송 플랫폼이 아니라는 의미다. 이제 케이블TV는 균형에서 벗어나 특정 장르에만 집중한다.

과거 스포츠, 드라마, 코미디 등 종합 TV 플랫폼 역할을 했던 케이블TV는 실시간 TV뉴스를 보는 플랫폼으로 전락했다. 83%라는 수치는 케이블TV뉴스 주시청자인 노년층이 얼마나 TV시청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다. 케이블TV가 급속도로 늙어가고 있는 것이다.

18세 49세 상위 5000개 프로그램 장르별 점유율

노년 층을 제외한 18세에서 49세 사이 시청자 층이 본 5000개 상위 장르별 프로그램을 분석하면 다소 다른 결론이다. 이 세대는 당분간 케이블TV 시청을 지배할 수 밖에 없어 분석은 의미가 있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이 세대에서도 케이블TV뉴스(오피니언)은 많은 시청률이 집중됐다. 2021년 뉴스 프로그램은 시청률 상위 5,000개 프로그램(2016년 12%)의 36%를 차지하고 있다. 2016년보다 시청률이 거의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점유율이 42%에서 32%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18~49세 사이에서 가장 많이 시청하는 프로그램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18-49세 상위 5,000개 프로그램

18세~49세 사이 스포츠 프로그램(라이브 경기 및 분석 프로그램)은 뉴스 다음으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장르다. 라이브 경기 중계(986개), 스포츠 스튜디오 프로그램(769개)을 합쳐 30%가 넘는 시청률을 달성했다. 이 세대에도 뉴스 시청률이 높았지만 두 번째 인기 장르는 스포츠였다. 뉴스와 함께 스포츠가 케이블TV에서 주요 장르로 인정 받고 있는 것이다.

[케이블TV 드라마의 몰락]

뉴스와 스포츠 외 케이블TV에서 드라마 장르는 관심에서 계속 멀어지고 있는 콘텐츠다 18세 49세 사이 시청률 상위 5000개 프로그램 중 드라마는 407개였지만 2021년에는 148개로 64% 하락했다. 드라마 유통 주도권이 케이블TV가 아닌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스트리밍 서비스 오리지널이 증가하면서 이런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Netflix

특히, 드라마는 18~49세가 아닌, 전 연령 총 시청자(Total Audience)를 대상으로 측정할 하락폭이 더 심했다. 어린 세대와 고연령층이 조사 대상에 포함되면서 드라마에 대한 선호도가 낮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든 고연령층은 뉴스와 스포츠 프로그램 시청이 1순위다. 인기 상위 5,000개 중 드라마 프로그램은 284개였다가 43개로 급락했다. 거의 85%가 넘는 하락폭이다.

파라마운트 네트워크 - 엘로스톤 시즌4

케이블TV 최고 인기인 파라마운트 네트워크(Paramount Network)의 드라마 ‘엘로스톤’의 성과를 보면 이 트렌드를 엿볼 수 있다. ‘엘로스톤(Yellowstone)’ 시즌4 첫 방송은 역대 최대 시청자 수 1,470만 명(방송+3일)을 기록했는데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방송하지 않은 덕이 컸다.

[케이블TV의 미래는 뉴스와 스포츠]

케이블TV 오리지널의 미래는 드라마가 아닌 뉴스(오피니언 프로그램)과 스포츠, 리얼리티에 있다. 모두 실시간성이 중요한 프로그램들이다. 스포츠와 뉴스 프로그램도 케이블TV에서 가장 많은 수익(광고, 프로그램 사용료)을 올리고 있다. 그래서 스트리밍 서비스 등 다른 플랫폼으로의 이동이 더딘 편이다. 이외 드라마, 코미디, 애니메이션과 같은 다른 장르들은 소비자 시청 패턴 변화에 따라 디지털,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뉴스와 스포츠의 미래는 스트리밍]

케이블TV에서 뉴스의 지위는 높아졌지만 뉴스의 미래가 케이블TV에 있지 않다. 뉴스의 미래 역시 스트리밍이다. 유료 방송을 중단하고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독하는 시청자들이 점점 늘고 있다. 뉴스 역시 마찬가지다. 스트리밍 오리지널 뉴스가 대세다. 젊은 세대일수록 케이블TV를 주요 뉴스 소스로 삼고 있는 비율이 낮다. 버라이어티가 지난 2021년 7월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국 60대 이상은 절반 가량이 케이블TV에서 뉴스를 접한다고 밝혔지만, 15~29세 이하는 이 수치가 20%로 떨어졌다.

뉴스의 주요 소스

게다가 뉴스 미디어들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케이블TV뉴스를 뛰어넘는 수준의 콘텐츠를 다른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스트리밍 서비스 뉴스도 소셜 미디어 서비스에게 뉴스 소스로의 지위를 위협 받고 있다. 틱톡 뉴스 등이 20대에게는 익숙하다.

그래서 갈등도 발생한다. 프로그램 사용료를 더 많이 받고 싶어하는 뉴스, 스포츠 채널과 현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플랫폼 간 신경전이다.

[유튜브TV-디즈니 협상 결렬 ABC, ESPN 등 디즈니 채널 편성 제외]

최근 디즈니(Disney)와 유튜브TV(Youtube TV)간 분쟁도 같은 맥락이다. 유튜브TV가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이지만, 실시간 케이블TV채널들과 이들의 VOD에 의존하는 형태이다 보니 케이블TV 사업자와의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현재 400만 명의 구독자 대부분도 케이블TV를 절독하고 저렴한 가격, 셋톱박스 없는 편리한 설치에 끌려 옮겨온 이들이다.

Youtube TV

그래서 가상유료방송(VMVPD)로 부르기도 한다. ABC(뉴스), ESPN(스포츠)의 케이블TV채널을 보유한 디즈니는 구글의 유튜브TV와 프로그램 사용료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고 밝혔다. 향후 추가 논의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현재로선 디즈니 채널 공급 중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5년 역사의 유튜브TV로는 메이저 TV그룹의 첫 블랙아웃(blackout)이다. 유튜브TV는 지난 2020년 싱클레어가 소유한 폭스 지역 스포츠채널(RSN)과 협상이 종료돼 이들 채널을 블랙아웃한 바 있다.

구글은 디즈니채널이 라인업에서 빠질 경우 현재 월 이용료 65달러를 50달러(49.99달러)로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디즈니는 기준 유튜브TV에 ABCTV그룹 채널, ESN네트워크, 디즈니채널, 프리폼(Freeform), 내셔널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 channel)을 공급해왔다. 구글은 성명에서 “우리는 수 개월 동안 구글과 협상을 왔지만, 결과는 결렬이었다”며 “그러나 협상을 계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양측은 협상을 타결했다. 그러나 언제 다시 깨질지 모를 불안감이 밀려오고 있다.

Disney+

전문가들은 유튜브TV가 23% 가격을 인하했지만, 디즈니가 이탈하면 상당 수준 가입자를 잃을 것 전망했다. 특히, 대학 미식축구 등이 방송되는 ESPN과 지역 뉴스 채널의 이탈이 뼈아플 것으로 보고 있다.

유튜브TV와 디즈니 간 갈등은 프로그램 사용료(Carriage Fee)가 핵심이다. 구글은 블로그를 통해 디즈니가 비슷한 사이즈 TV방송사들보다 더 많은 금액을 요구해왔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 구글은 디즈니를 계속 시청하길 원할 경우 디즈니의 스트리밍 번들(디즈니+, ESPN+, 훌루)를 가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튜브TV는 NBC유니버설과도 지난 2021년 10월 유사한 분쟁을 벌인 바 있다. 이 때도 NBC유니버설 케이블TV채널스포츠, 리얼리티 채널들과 NBC의 로컬 지역 뉴스채널이 블랙아웃 위협을 받았다. 이 당시 유튜브TV는 만약 NBC유니버설이 채널에서 빠지면 월 10달러의 할인을 준비했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디즈니 계열 채널은 월 15달러의 가치로 측정한 반면 NBC유니버설은 월 10달러로 산정한 것이다.

Roku TV

2021년 12월 8일 스트리밍 플랫폼 로쿠(Roku)와 구글은 유튜브TV공급과 관련한 분쟁에 대해 합의한 바 있다. 로쿠가 유튜브TV를 프로그램 사용료 분쟁으로 자신의 플랫폼(로쿠 채널 스토어)에서 탈락시킨 지 7개월 만이다.

디즈니와 구글의 갈등은 VMVPD 시장 주도권 경쟁과도 연관이 있다. 케이블TV 구독자를 타깃으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VMVPD 서비스의 양대 산맥은 유튜브TV와 훌루+라이브TV(Hulu + Live TV)다. 훌루의 경우 디즈니가 최대 주주다. 훌루는 지난 7~9월 분기 라이브 채널을 볼 수 있는 훌루+라이브TV가입자가 400만 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직전 분기에 비해 30만 명이 늘어난 수치다. 훌루+라이브TV 구독료는 유튜브TV보다 비싼 월 70달러(광고 포함)인데 2021년 12월 가격을 인상했다.

JTBC 한정훈 기자  news@incab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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