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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IP(Zombie IP)
JTBC 한정훈 기자 | 승인 2021.12.31 13:11

죽지 않는 지적재산권(IP)이라는 말로 미국 미디어 전문지 버라이어티(Variety)는 ‘석세션’이나 ‘섹스&더 시티’와 같이 끊임 없이 재생산되는 드라마 등을 이렇게 지칭했다. HBO의 명품 드라마 ‘석세션(Succession)은’ 지난 12월 12일 미국에서 시즌3가 마무리됐다. HBO는 마지막 에피소드의 실시간 시청자 수는 모든 플랫폼에 걸쳐 170만 명이었다고 밝혔다.

HBO_Succession

이는 시즌3의 평균 시청자 수가 53만 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며 첫 에피소드 140만 명 보다 더 많았다. 특히, 이날 최종회는 지난 시즌2의 마지막 에피소드보다 통합 시청자 수는 47%가 증가해 성공적인 시리즈로 기록했다. VOD 등 지연 시청률(delayed viewing)을 포함하면 시즌3의 평균 시청자 수는 610만 명으로 늘어난다. 시즌2보다 56%가 증가했다. HBO는 10월 17일 시작한 시즌3 첫 에피소드의 시청자 수(통합) 700만 명에 육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시즌2는 500만 명이었다.

시즌3의 마지막도 그랬지만 성과에 따라 모두 시즌4를 예상하고 있다. 시즌3를 넘어 시즌4로 가는 ‘석세션’은 이제 무한한 생명력을 얻었다. HBO는 이전 유명 시리즈를 다시 되살리고 있다.

HBO max_And Just Like That

90년대 인기 드라마 시리즈(1998~2004년) ’섹스&더시티(Sex and The City)는 스트리밍 서비스 HBO MAX에서 ‘앤드 저스트 라이크 댓(And Just Like That)’로 되살아났다. 드라마에서 30대 여성들의 우정은 50대 중년들의 인생 동반자 관계로 발전했다. 사라 제시카 파커(Sarah Jessica Parker), 신시아 닉슨(Cynthia Nixon), 크리스틴 데이비스(Kristin Davis)은 케리, 미란다, 샤롯으로 다시 출연한다. 참고로 이 드라마에는 펠로톤(Peloton) 자전거도 등장한다.

[다음 시즌이 아닌 리부트(Reboot)]

다양한 시리즈들이 리부트(Reboot)라는 이름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특히, 많은 레전드 미드를 가진 HBO가 가장 앞장서 있다. HBO는 한국에서도 유명한 마피아 미드 ‘소프라노스(The Sopranos)’를 영화(The Many Saints of Newark)로 만들었다.

HBO_The Many Saints of Newark

기획자 데이비드 체이스(David Chase) 스핀오프 미드도 계획하고 있다. 더 많은 HBO 클래식(HBO classics)들의 추가 제작이 논의되고 있다고 버라이어티는 밝혔다. ‘식스 핏 언더(Six Feet Under)’도 그 중 하나다. 시즌3가 끝난 ‘석세션’도 마찬가지다. 시즌4가 아니어도 10년 뒤 또 다른 석세션 스토리가 진행될 수도 있다.

명품 드라마의 생명은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끊임없이 되살아날 수 있다. 팬들도 나이를 먹어 가지만 50대가 된 주인공들을 기다린다. 버라이어티가 좀비IP라고 부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리고 다시 살아나는 곳은 다름 아닌 스트리밍 서비스다. 새로운 플랫폼들이 그들에게 새 생명을 주고 있는 것이다.

Hulu_How I Met Your Father

‘How I Met Your Father(Hulu)’, ‘Fresh Prince of Bel-Air(Peacock)’, ‘크리미널 마인드Criminal Minds(Paramount+)’, 파티 다운(Party Down(Starz)’ 등이 대기 중이다.  참고로 ‘하우 아이 멧 유어 파더’는 2022년 초 방송될 예정인데 ‘How I Met Your Mother’의 속편이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드라마 등 TV시리즈의 새로운 시즌 프로그램은 TV가 아닌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더 많이 제작되고 있다. 이에 반해 케이블TV나 지상파 방송은 제작 방송 편수가 점점 줄고 있다.

팬들이 이미 스트리밍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리부트 프로그램의 스트리밍 제작은 어쩌면 당연하다. 게다가 스트리밍 서비스는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니즈가 있으며 그 중에서도 새로운 오디언스와 함께 이전 충성도 높은 팬들을 불러 올 수 있는 리부트나 리메이크 작품은 선택 1순위가 될 수 있다.

[드라마는 죽지 않는다.(No show ever dies anymore), 좀비IP 드라마]

버라이어티가 말하는 지적 재산권의 좀비화(the zombification of intellectual property)는 스트리밍 서비스에 최적화된 용어다. 많은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죽었던 히트 드라마들을 수년 후 다시 꺼내 새로운 작품으로 만들어낸다. 이들 리부트 드라마들은 친숙함에 시대 감수성을 더해 X세대와 Z세대 모두의 공감을 유도한다. ‘새로운 감수성을 가진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친숙함(nostalgia-inducing familiarity with some new sensibility)’이 무기인 셈이다. ‘And Just Like That’은 HBO MAX 런칭 이후 가장 많은 시청자를 기록했다.

HBO max

이런 트렌드는 시즌 제 드라마의 형태에 많은 변화를 가지고 올 것으로 보인다. 다음 시즌에 욕심을 가진 드라마들은 이미 마지막 에피소드에 다른 시즌의 복선을 깔아 놓는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영생을 얻고 있는 좀비IP드라마들은 복선과 미래 예측 장치는 더욱 단단하다. 영원이 끝나는 드라마는 이제 없다. 드라마 시즌 마지막 에피소드들은 다음 시즌을 위해 동면에 들어가지만, 서서히 녹아 스트리밍에서 다시 살아난다.

[오징어 게임의 좀비IP 발전 가능성]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 역시 시즌2를 예정하면서 끝났다. 그러나 오징어 게임은 여전히 그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좀비 IP로의 성공 가능성이 어느 정도 보이고 있는 셈이다 각종 시상식 및 평가가 이를 말해준다.

고담상_오징어게임 (아리랑TV)

지난 11월 고담상(the Gotham Awards)에서 올해의 장편 시리즈(this year’s breakthrough long – form series)로 결정된 데 이어 골든 글로브에도 이름을 올렸다. 오징어 게임 전까지 SAG나 골든 글로브, 프라임 타임 에미 등의 시상식에서 메인 카테고리(주연상, 작품상 등)에서 비영어 콘텐츠가 수상하거나 후보작으로 오른 사례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작품의 위대함을 이해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넷플릭스의 최고 콘텐츠 책임자 벨라 바자리아(Bela Bajaria)는 “우리는 한국 콘텐츠가 대단하다는 것을 알았고 황동혁 감독이 그것을 입증했다”며 “오징어 게임은 특별하며 전에 없던 결과를 보여줘 규모를 예측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Netflix 오징어게임

오징어 게임은 현재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의 역사를 만들고 있다. 24일 동안 미국에서 톱10 리스트에 올랐으며 총 94개 국에서 1위를 달성했다. 게다가 지난 9월 17일 공개된 이후 28일 동안 16억5,000만 시간이 시청 돼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드라마가 됐다. 또 주연 배우들의 인기도 치솟아 미국 유명 토크쇼(The Tonight Show Starring Jimmy Fallon)에도 초청됐다. 소셜 미디어 서비스 트위터에서도 올해(2021년) 가장 많이 트윗(Tweet)된 드라마에 올랐다. 디즈니의 ‘완다비전(Wandavision)’을 넘어선 기록이어서 의미가 크다.

넷플릭스_지옥

오징어 게임의 또 다른 힘은 파급효과다. 이 드라마의 성공 이후 미국 유럽에서 ‘지옥(The Hell bound)’, 갯마을차차차(Hometown ChaChaCha)’ 등 한국 콘텐츠의 인기도 덩달아 올라갔다. 바자리아 대표는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18년 이후 비영어 콘텐츠 시청이 71% 증가했으며 미국에서 한국 드라마 시청은 200% 늘었다고 말했다.

Netflix

또 보다 많은 사람들이 더빙이 아닌 자막으로 한국 드라마를 보고 있다. 봉준호 감독이 말한 1인치의 장벽(‘one-inch [subtitles] barrier)을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바자리아 대표는 “오징어 게임은 외국어 상의 장벽을 무너뜨리는데 일조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 시리즈가 미국 시상식에서 당당히 경쟁할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그녀는 또 “그러나 이제 현실이 됐다. 한국어로 된 이 드라마의 문화적 시대정신(e cultural zeitgeist of this show in Korean)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JTBC 한정훈 기자  news@incab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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