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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디지털 지상파 채널의 부상
JTBC 한정훈 기자 | 승인 2022.04.25 15:09

스트리밍 시대 지상파들의 죽음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상한 현상도 벌어진다. 미국 디지털 지상파 방송 채널은 꾸준히 늘고 있다. 디지털 지상파 채널을 쪼개 2개 이상의 채널을 송출하는 디지털 다채널 방송(MMS, 디지넷 digitnet)은 미국에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상파 다채널 잇단 런칭]

지난해 폭스 뉴스(Fox News)가 런칭한 기후 날씨 스트리밍 채널 ‘폭스 웨더 채널(Fox Weather)’도 2022년 2월 디지털 다채널 방송(Diginet)으로 방송을 시작했다. 또 3월 말에는 미국 시카고 지역 지상파 방송 바이겔 방송(Weigel Broadcasting)이 소유하고 있는 스토리 텔레비전(Story Television)도 디지넷 채널을 런칭했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미국에서 방송되고 있는 지상파 디지넷 채널(MMS, 서브채널)는 역대 최대인 54개에 달한다.

미국 디지넷 채널 증가

디지넷(Diginet)이란 디지털(Digital)과 네트워크(Network)의 합성어다. 하나의 메인 디지털 지상파 방송(main over-the-air (OTA)) 주파수를 통해 여러 개 채널들을 유통하는 방법이다. 지난 2000년대 중반 미국에서 디지털 전환이 시작된 후 이런 채널 분할이 기능해졌다. 아날로그 채널 9번이 10개의 디지털 채널로 나눠진 것이다. 예를 들어 주된 방송 채널이 9번이라면 폭스 웨더 채널(Fox Weather Channel)의 경우 9.1 번호로 방송될 수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 시대지만 미국에는 아직 지상파 직접 수신(OTA) 시장이 크다. 직접수신률이 아직 높다는 이야기다. 파크 어소시에이트(PA)에 따르면 2021년 3분 기준, 미국에서 지상파 방송을 안테나를 통해 수신해 시청하는 가구는 2,300만에 달한다. 디지넷은 지상파 직접 수신 고객들에게 적합한 지상파 다채널 방송 셈이다.

미국 지상파 안테나 사용 가구

지상파 직수율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는 방송 서비스의 구조적인 문제도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지만 동시에 고객들의 부담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스트리밍 서비스에 너무 많을 돈을 써야 해 유료 방송에 돈을 낼 여력이 없는 경우도 많다.

또 아예 스트리밍을 서비스도 구독하지 않고 지상파 다채널을 보는 고객들도 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을 강타하고 있는 인플레이션도 이런 트렌드를 부추기고 있다. 미디어 컨설팅 회사 칸타(Kantar)는 자금 문제때문에 영국인의 38%가 향후 스트리밍 서비스 중단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시장을 분석한 칸트는 자료에서 “인플레이션으로 가정들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일 수밖에 없었고 스트리밍 서비스도 이탈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칸타의 아나 쿠반(Anna Cooban)은 “영국인들은 2022년 첫 분기 150만 개의 구독을 중단했다”며 “이는 지난해 같은 분기 50만에 비해 3배 가량 늘어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영국의 사례지만 인플레이션이 전세계적인 현상이어서 미국이나 한국 등도 비슷한 분위기로 보인다.

또 이들 대부분이 안테나뿐만 아니라 케이블TV에도 재전송되고 있다는 것도 확산을 부추긴다. 디지넷 채널들을 사업자들이 케이블TV플랫폼에 채널을 재전송한 것이다. 또 이들 채널은 요즘에는 스마트TV 무료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FAST 채널)에도 송출되기 시작했다.

[MMS채널 케이블TV채널보다 높아져]

디지넷은 볼 수 있는 루트(지상파 혹은 케이블TV)가 늘어남에 따라 시청률도 높아지고 있다. 바이겔의 ‘ME TV’ 시청자수는 2018년 이후 평균 70만 명을 넘어선다. 같은 기준에서 버라이어티는 2021년 ME TV의 평균 시청자 수는 75만 2000명인데 이는 브라보(70만 5,000명), 라이프타임(69만 명), A&E 네트워크(56만 명), FX(50만 4,000명) 등 미국 케이블TV 인기 채널을 앞선다고 보도했다. 지상파 무료 채널이 케이블TV보다 시청률이 높게 나오는 것이다.

E.W. 스크립스의 그리트 네트워크(Grit network)는 디지넷 채널 중 두 번째로 시청률이 높은 채널이다. 평균 오디언스는 41만2,000명이다. 이후 GSN(39만4,000명), 어덜트 스윔(38만6,000명), 트래블 채널(37만1,000명), MTV(33만9,.000명), 코미디 센트럴(30만1,000명) 등의 순이다.

지상파 다채널 시청률(버라이어티)

이런 분위기에 디즈니, 폭스, NBC유니버설, 파라마운트 등 유명 미디어 그룹도 디지넷 송출 채널을 늘리고 있다. 클래식TV 채널부터 라이프스타일(Circle, Dabl, Localish), 뉴스(Newsy, NBC.LX, Me TV’s short news updates on the hour), 트루크라임(Court TV, Ion Mystery, True Crime Network), 리얼리티(Defy, TrueReal, Quest) , 흑인 채널(Bounce TV). 등 장르도 다양하다. 또 이들 디지넷(Diginet)채널들은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FAST)에도 진출하고 있다.

지상파 MMS 운영회사

스트리밍 시대 디지넷 채널(MMS)들의 성과는 유심히 살필 필요가 있다. 케이블TV 등 유료 방송을 중단한 시청자들을 스트리밍으로 옮겨가지만 지상파 채널 시청을 위해 디지넷(Diginet)도 많이 이용하는 것이다. 한국 유료 방송 플랫폼에도 기회는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비용과 콘텐츠가 유료 방송 생태계의 미래를 좌우한다. 또 지상파 다채널이 유료 방송에 허용됐을 때 어떠한 한국 방송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도 미국 사례를 통해 간접 확인할 수 있다.

JTBC 한정훈 기자  news@incab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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