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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로 드라마를 새롭게 하다
공희정 콘텐츠 평론가 | 승인 2022.07.12 16:35

<MBC 베스트셀러 극장>(MBC)이나 <TV문학관>(KBS)을 기억하시죠? 매주 새로운 드라마로 우리를 설레게 했던 단막극장인데요, 몇몇 채널이나 웨이브, 티빙, 유튜브 등에서는 지금도 오래전 명작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아쉬운 것은 단막극의 명맥을 잇고 있는 것이 <드라마 스페셜>(KBS), <드라마 스테이지>(tvN), <드라마 페스타>(jtbc) 뿐이라는 것이죠.

오펜(O’PEN) 공모전 선정 작품들을 제작 방송하는 <드라마 스테이지>는 올해로 다섯 번째 시즌을 맞이했습니다. 타이틀도 <오프닝()>으로 바꿨고 숏폼 드라마도 함께 구성하면서 단막극의 외연을 확장시키고 있지요. <오프닝(O'PENing)>의 문을 연 첫 드라마는 <오피스에서 뭐하Share?>입니다. 공유 오피스를 배경으로 시대의 변화를 담아냈고, 청춘 남녀들의 사랑과 연애에 대한 단상을 다채롭게 그려내면서 2~30대 직장인들의 일상을 실 감 O'PENing나게 보여주었습니다.

두 번째 드라마는 <XX+XY>. 회당 런닝 타임이 30분, 총 4회로 구성된 숏폼 드라마입니다. ‘남녀성별을 모두 가진 XXXY로 태어난 한 고등학생이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하면서 겪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살면서 결코 선택할 수 없는 것이 부모를 비롯한 가족과 자신의 성별이지요. <XX+XY>는 우리가 알고 있는 남자, 여자뿐만 아니라 남성과 여성의 기능을 정상적으로 갖고 있는 남녀 한 몸인 존재도 있다는 가정에서 시작합니다. 재인은 XXXY입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출생 직후 아이의 성별을 일방적으로 결정짓는데 재인의 부모는 스스로 자신의 성을 결정할 수 있도록 2차 성징까지 기다려주었습니다. 사실 재인의 부모도 평범하지는 않습니다. 아버지는 동성애자이고 엄마는 무성애자입니다. 아버지의 정인(情人)인 다른 남자도 가족으로 한 집에 살고 있으니 참 기이한 가족인데요,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십 대의 이야기를 가상의 성을 가진 아이와 성소수자 가족을 통해 풀어가는 방법은 신선했습니다.

영화와 드라마의 크로스오버 프로젝트인 <시네마틱 드라마 SF8>(MBC, 2020)은 8명의 영화감독들이 만든 드라마이고, 영화적 연출과 드라마를 결합한 ‘드라마틱 시네마 프로젝트’(OCN)는 <다크홀>, <타인은 지옥이다>, <번외수사>와 같은 독특한 장르물을 탄생시켰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전체관람가+ 숏버스터>(티빙)가 시작되었습니다. <친구>의 곽경택,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김초희 감독을 비롯해서 <펜트하우스>(SBS) 주동민 PD, 류덕환, 조현철 배우 등 8명의 감독이 참여했습니다. 순차적으로 공개되고 있는데요, 우선 눈에 띄었던 것은 주동민 PD의 단편영화 <It's alright>이었습니다. 영화와 드라마 제작 환경의 차이가 주는 낯섦을 딛고 만들어낸 <It's alright>은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여섯 개의 이야기로 풀어냈습니다. 김소연, 이지아, 엄기준, 봉태규 등 <펜트 하우스> 배우들의 호연과 대사가 거의 없는 독특한 구성이 메시지의 밀도를 높여주었습니다.

2022년 K-드라마는 전 세계인들의 극찬을 받는 것이 어색하지 않아졌고, 완성도 면에서도 흠잡을 것 없을 만큼 완벽해졌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아무리 인기 있는 드라마라 하더라도 심드렁해질 때가 있죠. 그럴 땐 신인들의 등용문이고, 노장들의 숨겨진 열정을 볼 수 있는 단막극을 보세요. 순수한 열정이 무엇인지, 꿈을 갖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공희정 콘텐츠 평론가  news@incab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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