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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최고의 킬러콘텐츠 '스포츠'
위근우 ize 취재팀장 | 승인 2013.09.23 12:11

유럽 축구의 계절이 시작됐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KBS N 스포츠와 SBS ESPN은 각각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를 방영해주고 있다. CJ E&M의 대표 엔터테인먼트 채널인 tvN은 캡틴 박지성이 아인트호벤으로 복귀하는 것에 맞춰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와 올해 초까지 MBC 스포츠 플러스에서 방영하던 UEFA 챔피언스리그 방영권을 가져오면서 현재 유럽 세 개 국가와 챔피언스리그를 케이블을 통해 생중계로 즐길 수 있다. 에레디비지에도 전통 있는 명문 리그지만 만약 MBC 스포츠 플러스에서 독일 분데스리가까지 계속 방영한다면 케이블 시청자들은 유럽 3대 빅리그를 모두 볼 수 있는 호사를 누릴 뻔했다.

   
▲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중계권을 보유한 SBS ESPN 홈페이지

단순한 해외 축구팬의 과욕만은 아니다. 잘 알려진 것처럼 MBC 스포츠 플러스는 아직 분데스리가가 3대 리그에 들어오기 전(그때까진 이탈리아의 세리에 A가 3위 리그였다.) 분데스리가를 중계했지만 국내 팬들의 프리미어리그 편향 속에서 낮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중계를 포기한 바 있다. 하지만 그 이후 분데스리가는 세리에 A를 제치고 3대 리그에 입성했으며 올해 초엔 분데스리가 1, 2위 팀인 바이에른 뮌헨과 보르시아 도르트문트가 챔피언스리그 1, 2위까지 나눠가지며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핫’한 리그로 떠올랐다. 여기에 ‘손세이셔널’ 손흥민의 활약이라는 시너지까지 더해졌더라면 조금은 다른 결과를 얻지 않았을까. 알 수 없지만 가정해볼만한 일이다.

사실 현재 케이블 최고의 킬러 콘텐츠 중 하나인 프리미어리그 역시 처음부터 지금 같은 위상이었던 건 아니었다. MBC 스포츠 플러스가 MBC ESPN이던 시절에 방영하던 것이 박지성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입단과 함께 시청률이 10배 가까이 뛰며 대박을 친 건 한국 방송사에 길이길이 남을 성공 사례 중 하나다. 프리미어리그의 인기 상승과 함께 유럽 축구에 대한 수요는 한국 스포츠를 위협할 수준으로 성장했다. 물론 어떤 스포츠 콘텐츠가 어떤 계기로 수요가 폭발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당장 현재 최고의 스포츠 킬러 콘텐츠인 프로야구도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아니었다면 지금처럼 대세가 됐을지는 모를 일이다.
   
▲ 미국 메이저리그 LA다저스에서 활약중인 류현진 선수

그래서 케이블 채널이 스포츠 콘텐츠를 다루는 방식은 마치 주식 투자를 연상케 한다. 도박이라는 뜻은 아니다. 미드나 <짱구는 못 말려> 같은 애니메이션, 공중파 예능 및 드라마의 재방영도 그렇지만 스포츠 콘텐츠, 특히 해외의 그것은 그 흥행 여부를 예측하기 정말 어렵다. 그 한계 안에서 히트 상품을 만들어내는 몇몇의 경우는 그것이 우연이든 아니든 다음 주자에게 유의미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가령 MBC와 MBC 스포츠 플러스는 올해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박찬호 전성기를 연상케 하는 엄청난 호사를 누리고 있다. 소위 ‘얻어 걸린’ 경우로 이야기되긴 하지만 이후 국내 리그 스타의 해외 진출 가능성을 가늠해 전략적으로 중계권을 수급하는 것이 가능할지 모른다. 레알 마드리드 갈락티코 2기와 바르샤 메시의 전성기가 겹쳐지며 순식간에 위상이 한 단계 상승한 프리메라리가의 경우처럼 선수 이적 동향과 경기 수준에 대한 꾸준한 모니터링을 통해 성공 가능성을 가늠하는 것도 필요하다.

물론 주식 투자가 그러하듯, 수많은 데이터에 대한 분석과 합리적 예측이 항상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내는 건 아니다. 야심차게 런칭한 많은 중계가 주저앉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런 성공과 실패의 과정 속에서 데이터는 조금씩 더 쌓일 것이다. 가령 지난해 더 흥미로운 경기가 있었음에도 SBS ESPN은 박지성이 있는 QPR 경기를 개막전 중계로 선택했다. 하여 올해 에레디비지에 중계는 박지성이라는 국내 스타의 시청률 파워와 리그 자체의 인기 중 무엇이 더 유의미한 지표가 될지에 대한 리트머스 역할을 해줄 것이다. 그 과정의 끝에서 방송사는 원하는 시청률을, 시청자들도 원하던 콘텐츠를 얻고 만족하는 성공 사례는 조금씩 더 늘어나지 않을까. 남들이 다 자는 새벽 시간, 누군가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는 건 이토록 어려운 일이다.

위근우 ize 취재팀장  guevara9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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